’동병상련’ CJ·SK·한화 3대 총수 운명 엇갈려

’동병상련’ CJ·SK·한화 3대 총수 운명 엇갈려

입력 2014-09-14 00:00
수정 2014-09-14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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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회장 ‘실망속 기대’·김승연회장 ‘다행’·최태원회장 ‘최악’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항소심 선고에 따라 재계를 긴장시켰던 SK, 한화, CJ 그룹 3대 총수 사건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이재현 CJ 회장은 공교롭게 모두 경제민주화 바람이 한창이던 2011∼2013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이라는 같은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아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이재현 회장의 항소심 선고 결과로 이후 이들 세 회장의 운명은 서로 엇갈리게 됐다. 법원이 인정한 이들 총수의 횡령·배임 액수와 선고 형량이 들쭉날쭉하기 때문이다.

특히 세 총수의 건강상태, 재판 대응, 관계자들의 탄원, 기업의 경영차질, 수감 기간 및 반성 수준 등 주관적인 판단 사유를 제쳐놓고 재판부가 인정한 혐의 내용만을 놓고 단순 비교할 때 선고 형량엔 확연한 우열이 생긴다.

이들 3명의 선고 형량을 비교하면 이재현 회장은 항소심에서 횡령 115억원, 배임 309억원, 조세포탈 251억원이 인정돼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지만 최태원 회장은 횡령만 450억원이 인정됐는데 징역 4년의 확정 판결을 받고 복역중이다.

반면 김승연 회장은 배임 액수가 1천585억원에 달했지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형이 확정됐다.

이들의 현재 처지도 서로 비교가 된다. 이재현 회장은 집행유예를 내심 기대했으나 실형이 선고됐다. 그러나 일단 법정구속은 피한 상태에서 다시 한번 대법원의 판단을 구해볼 수 있는 상황이다.

이 회장은 12일 항소심에서 1심 형량보다 1년이 감형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CJ 측은 수감생활을 감내하기 힘든 이 회장의 건강상태 등을 들며 이번 실형 선고에 망연자실해하고 있지만 법정구속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한 채 대법원 상고를 통해 반전의 계기를 찾고 있다.

재계에서는 김승연 회장의 경우는 ‘다행’으로 평가하고 있다. 김 회장은 2012년 8월 1심에서 법조계와 재계의 예상을 뒤엎고 법정구속되면서 경제민주화의 첫 칼날을 맞았던 터였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김 회장은 대법원 파기환송심을 거쳐 지난 2월 집행유예로 풀려난 뒤 건강 회복에 전념하고 있다.

반면 최태원 회장은 ‘최악’의 상황이다. 지난해 1월 31일 1심에서 법정 구속된 뒤 지금까지 1년 8개월째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 이달 23일이면 수감 생활 600일을 맞는다. 대기업 총수로서 매일 최장 수감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재판 중인 재벌 총수들이 대부분 와병 등을 이유로 구치소 밖에서 재판을 받거나 형 집행정지로 나와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SK 관계자는 “최 회장 역시 허리 통증과 시력저하가 심각한 수준이지만 오해의 시선 때문에 아프다는 말도 못 꺼내는 것 같다”고 전했다.

최 회장의 장기 공백으로 SK그룹 경영 역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SK그룹 매출의 절반을 담당하는 SK이노베이션이 2분기에 처음으로 적자를 낸 것이 대표적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재계와 법조계의 주목을 받았던 세 사건에 대한 법원 판결이 엇갈리며 3명 회장의 운명도 극과 극을 달리게 됐다”며 “대기업 총수의 비리에 대한 단죄도 중요하지만 경제활성화 대의를 위해 기업인들에 대한 활로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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