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출혈열, 너무 두려워할 필요없어”

“에볼라 출혈열, 너무 두려워할 필요없어”

입력 2014-08-06 00:00
수정 2014-08-06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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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감염학회 김우주 이사장 일문일답

서아프리카 지역을 중심으로 에볼라 출혈열 환자가 급증하자 전문가들이 에볼라 출혈열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고자 나섰다.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인 김우주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6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에볼라 출혈열은 치사율이 높아 두려움이 크지만, 국민이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은 작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현재 에볼라 출혈열은 공기나 호흡기로 전파되는 것이 아니므로 에볼라 출혈열 위험 지역에 머문 사람을 대상으로 에볼라 감염자 옆에 있었거나 동물을 접촉했다는 사실을 조사해 고위험군을 분류, 해당자를 특별 모니터링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교수와의 일문일답.

-- 에볼라에 대한 공포감이 과장됐다는 이야기가 있다.

▲ (김 이사장) 에볼라 바이러스가 치사율이 높아 많은 사람이 두려움을 가진 것 같다. 먼저 국내에 있는 분들이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은 작다. 일반 국민이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산발적인 감염 사례가 있겠지만, 보건당국이 사스, 신종플루를 통해 많은 노하우를 축적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효과적인 방역 체계가 작동하기 때문에 2차 감염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만약 국내에서 환자가 발생하면 어느 정도 치료가 가능한가.

▲ 효과가 입증된 예방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보조치료가 최선이다. 하지만 아프리카에서 조사된 에볼라 출혈열 치사율이 국내에서도 그대로 적용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수액 치료와 같은 적절한 보조요법과 조기 진단으로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 미국인 2명이 감염된 상태지만 아직 생존해있다. 또 우리나라 의료수준은 선진국 의료수준과 큰 차이가 없다.

-- 질병관리본부는 보건소에서 전화로 위험지역을 방문한 사람을 매일 확인하고, 이상이 있으면 조치를 한다고 한다. 환자를 전화로 추적해 관리하는 게 얼마나 실효성이 있는지 궁금하다.

▲ 공항에서 검역설문지를 작성하고 의심증상을 조사하기 때문에 일단 이 부분을 성실하게 참여해줘야 한다. 사실 여기서 특이 증상을 발견하기는 어렵다. 현재 보건소가 21일간 의심증상이 있는지 능동감시를 한다. 그래도 놓칠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의심 증상이 있으면 자발적으로 신고를 해줘야 한다. 단, 유행지역에 다녀왔다고 해서 에볼라 감염우려가 높은 것이 아니다. 공기 전파나 호흡기 전파가 아니므로 그 지역에서 어떤 활동을 했는지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에볼라 감염자 옆에 있었거나 동물을 접촉했다는 사실을 조사해 이를 바탕으로 고위험군을 분류, 특별 모니터링 해야 한다. 그런 활동 없이 유행지역에서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감염 우려가 낮다. 아울러 에볼라 출혈열 확산을 막는 작업은 질병관리본부가 모두 다 할 수 없다. 환자는 열이 나면 먼저 병원을 찾아온다. 그리고 진료 현장에서 환자를 보는 것은 의료인이다. 이 부분과 관련해 의협과 감염학회가 질병관리본부와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하겠다.

--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미국인에게 투약된 실험단계 치료제인 지맵(ZMapp)은 효과가 있다고 보는가.

▲ 지맵은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바이오벤처가 개발한 단일클론항제다. 항체 치료는 최근 많이 쓰이는 방법이다. 지맵을 투약한 환자가 20일 정도 생존하고 있는 것으로 봐서는 생존가능성을 높인 것 아닌가 싶다. 그러나 지맵이 효과가 있다고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사실 동물 실험에서는 입증됐지만 인간에게는 유효성과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대담한 투약이다. 현존하는 치료제가 없고 치사율이 높은 상황에서 허가가 완료되지 않은 약이라도 의사의 소견, 환자의 동의에 의해 사용할 수 있다는 동정적 사용 규정에 따라 투여한 것 같다.

-- 치료제나 예방백신에 대한 관심은 높은데 개발이 완료되려면 소요되는 기간은 얼마나 걸리나.

▲ 에볼라 바이러스는 생물안전도가 가장 고위험군인 4등급(BL4)이지만 국내에는 이를 다룰 수 있는 실험실이 완공되지 않아 이보다 한 단계 등급이 낮은 질병관리본부의 BL3+ 실험실에서 유전자 검사를 통해 진단을 내릴 수 있다. 완벽하게 확진을 하려면 유전자 검사 이외에도 항체검사, 바이러스검사가 필요하고 이 두가지 방법은 BL4 실험실에서만 수행할 수 있다. 국내에서 완벽한 확진 체계를 구축하는 작업을 보건당국이 가장 먼저 해야한다. 아울러 새로운 감염병 백신개발에는 10∼15년이 걸리고 1조원이 든다고 한다. 제약사가 수익을 낼만한 환자 수가 아니므로 정부가 투자하지 않으면 치료제와 백신 개발이 힘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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