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영업이익 7조 1900억
갤럭시 시리즈에 힘입어 고공행진을 이어 온 삼성전자의 실적이 올해 2분기를 기점으로 확연한 하락세로 돌아섰다. 중국산 저가폰 공세로 스마트폰 판매량이 뚝 떨어진 게 주요인이다. 삼성전자의 자체 상황 인식도 잠정공시 때보다 엄중해졌다. “3분기에도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삼성전자는 31일 2분기 영업이익이 7조 19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9조 5300억원보다 24.6% 줄어든 수치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8조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2년 2분기 이후 2년 만에 처음이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75% 이상을 차지하는 IM(IT·모바일)사업부문은 영업이익 4조 42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조 2800억원 대비 29.6% 급감했다. 갤럭시 등장 이후 IM부문에서 영업이익이 30% 가까이 줄어든 것은 처음이다. 매출액도 28조 4500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7조원가량 줄었다.
중국 제조사들의 공세가 거셌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화웨이와 레노버, 샤오미 등 중국 업체는 지난 2분기 시장점유율 17.3%를 차지하며 5100만대를 팔았다. 이들 제조 3사의 지난해 동기 판매량이 2650만대, 점유율이 11.4%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1년 새 판매량이 두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휴대전화 9500만대, 태블릿 800만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휴대전화 판매 실적 1억 1100만대에 비해 14.4%, 태블릿 1300만대에 비해 38.5% 감소한 수치다.
IM과 관련된 부품(DS)사업부도 불안한 성적을 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분기 22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8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던 1분기에 비해 흑자로 돌아섰지만 지난해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무려 80.35% 감소했다. 하반기에 모바일은 불안하지만 초고해상도(UHD) TV의 확대 등 전반적인 TV 판매 증가에 힘입어 TV 패널 판매가 크게 늘 것으로 회사는 전망했다. 반도체부문도 메모리사업부가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고객사인 애플의 ‘탈삼성’ 기조가 하반기 전망을 우울하게 하고 있다. 반도체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은 1조 8600억원으로 1분기보다 4.6% 줄었으나 지난해 동기 대비 5.7%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79% 급증한 소비자가전(CE)사업부의 경우에도 3분기 비수기를 앞두고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다는 게 삼성전자의 입장이다. 김현준 삼성전자 전무는 콘퍼런스콜에서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2분기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시적인 부진”이라던 지난 8일 잠정공시 때 설명과는 사뭇 달라졌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2014-08-01 1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