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기관의 해외 종합병원 위탁운영은 처음
서울대병원이 아랍에미리트(UAE) 왕립 종합병원의 위탁 운영자로 선정됐다. 국내 병원이 해외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의 위탁운영권을 따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오병희 서울대병원장이 10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합동브리핑룸에서 서울대병원이 아랍에미리트(UAE) 왕립 쉐이크 칼리파 전문병원을 5년간 위탁 운영하는 프로젝트에 최종 선정됐다는 브리핑을 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내년 4월 공식 개원하는 왕립 쉐이크 칼리파 전문병원은 라스알카이마 지역에 위치한 총 248병상 규모의 비영리 공공병원으로, 암, 심장질환, 어린이질환, 응급의학, 재활의학 등에 중점을 둔 3차 병원이다.
국내 의료기관 중에는 보바스기념병원이 지난 2012년 두바이 재활센터의 위탁운영권을 따낸 적이 있지만, 해외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의 위탁운영을 맡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복지부는 설명했다.
서울대병원은 앞으로 5년간 칼리파 병원의 의료서비스, 의료진 채용, 병원정보시스템 구축을 포함한 병원운영 전반을 맡게 되며, UAE가 1조원 이상의 운영예산을 지원하게 된다.
서울대병원은 1천420명 규모의 칼리파 병원 채용인력 중 15∼20%를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국내에서 선발할 계획이어서 이에 따른 인건비 수익과 연간 70∼80억원 수준의 위탁운영 수수료 수익도 기대된다.
이번 위탁운영 수주를 위해 서울대병원은 지난해 9월 위탁운영 의향서를 제출하고 미국, 영국, 독일 등 세계 주요 병원들과 경쟁했다. UAE 대통령실 실사단은 지난 6월 방한해 서울대병원 본원과 분당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 강남센터 등을 실사하기도 했다.
오병희 서울대병원장은 “서울대병원이 해외진출을 추진한 이후 거둔 가장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성과”라며 “서울대병원의 탁월한 의료수준과 병원경영 역량을 인정받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은 내달 현지를 방문해 계약을 체결한 후 연말에 암과 신장질환 진료를 시작으로 한 1차 개원을 거쳐 내년 4월 공식 개원할 예정이다.
한편 복지부는 이번 성과가 지난 2011년 이후 UAE와 국내 의료기관의 환자 송출 협약 등을 통해 한국 의료의 우수성이 확인됐고 여러 협력 사업의 성공적인 운영을 통해 한국 의료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쌓였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이번 성과는 한국 의료의 수출시대 진입을 알리는 신호탄” 이라며 “올해 양국 정상간 상호 방문에 따른 의료 외교의 성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문 장관은 이어 “서울대병원은 현지에서 한국의료의 진수를 알릴 수 있도록 성실하게 임해달라”고 당부하고 “한국 의료진의 현지 면허 인증 등을 위해서 정부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