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48% 늘려…삼성 빼면 투자 4% 감소
경기 침체에도 30대 그룹이 올 1분기에 20조5천억원을 투자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투자규모를 9%가량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대기업들이 정부로부터 계획된 투자의 조기집행을 요청받기에 앞서 이미 투자계획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다만 투자액을 48%나 늘린 삼성그룹을 제외하면 나머지 그룹의 투자는 4% 줄고, 5대 그룹을 빼면 13%나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CEO스코어가 30대 그룹의 174개 상장사(금융사 제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1분기 투자는 총 20조5천13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18조8천500억원보다 8.8%가 늘었다고 8일 밝혔다.
공장 설비 등 유형자산 취득이 16조4천억원에서 18조5천억원으로 13% 증가한 반면 무형자산 취득은 2조500억원에서 1조9천800억원으로 3.4% 감소했다. 경상연구개발비 등 자산화되지 않은 연구개발(R&D) 비용은 집계에서 제외했다.
그룹별 투자규모는 삼성이 6조8천300억원으로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4조6천억원보다 48.4% 늘어난 수치다.
삼성전자가 올 1분기 반도체 설비에 3조3천억원, 디스플레이에 7천억원을 투입하는 등 총 6조2천억원을 투자해 그룹 전체 투자의 91%를 차지했다.
이어 SK그룹이 47.5% 늘린 2조7천900억원을 투자했다. SK는 최태원 회장이 인수를 주도한 SK하이닉스가 메모리반도체 신제품 생산을 위한 노후 장비 교체에 나서며 작년보다 7천억원 이상 늘어난 1조3천억원을 투자했다.
LG와 현대자동차는 1분기에 각각 2조7천억원과 2조2천억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작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두 그룹 모두 -12%대였다.
KT의 1분기 투자액이 59.5% 늘어난 1조2천억원이었고 포스코 1조1천900억원(증가율 -47.5%), 롯데 5천300억원(15.5%), CJ 4천600억원(-24.5%), 한진 3천130억원(14.1%), 현대중공업 3천100억원(-2.8%) 순이었다.
상위 그룹으로의 투자 쏠림은 더욱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은 1분기 투자액이 48.4% 늘어남에 따라 30대 그룹의 전체 투자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3.3%에 이르렀다. 이는 작년 동기의 24.4%보다 8.9%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이에 따라 삼성을 빼면 나머지 그룹의 전체 투자액은 14조2천456억원에서 13조6천807억원으로 4.0% 줄어드는 결과로 나타난다.
여기에 삼성을 비롯해 현대차, SK, LG, 롯데 등 5대 그룹의 투자 비중도 66.6%에서 73.4%로 6.8%포인트 상승했다. 이들 5대 그룹의 투자액을 제외하면 나머지 그룹의 투자액은 작년 1분기보다 13.4% 감소한다.
기업별로 보더라도 174개 상장사 중 투자를 늘린 곳은 83개로 전체의 47.7%에 불과했다. 삼성전자가 6조2천억원을 투자했고 SK하이닉스(1조3천억원), KT(1조1천700억원), 포스코(1조1천억원), 현대차(1조30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