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업계 직권조사해 문제 있으면 엄중 제재”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은 14일 롯데홈쇼핑의 납품비리가 공정거래법상 지위 남용에 해당한다고 말했다.노 위원장은 이날 정무위원회 대정부질의에 출석해 “(납품업체들이 신헌 롯데쇼핑 대표에게) 금품을 괜히 줬겠느냐”면서 “납품업체와 홈쇼핑간 지위의 격차를 이용하는 등 거래구조에 원인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비리를 심층 분석해 구조적으로 차단해야 하므로 공정거래법상 지위 남용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의원들은 홈쇼핑 시장의 85%를 4개 업체가 장악함에 따라 중소기업들이 홈쇼핑 업체에 높은 판매수수료를 지불하고 불공정행위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노 위원장은 “실태조사를 했다”면서 “문제가 있는 부분을 직권조사한 다음에 위법 증거가 발견되면 엄중히 제재하겠다”고 말했다.
노 위원장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내용의 지방자치단체 조례는 공정위의 규제개선 권고 대상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공정위는 앞서 경쟁제한성 조례 개선 작업을 추진하면서 지자체에 사회적 기업 지원, 협동조합 상품 우선구매, 대형마트 영업규제 등을 폐지 또는 개선 대상으로 평가한 한국규제학회의 용역보고서를 그대로 전달했다가 논란이 됐다.
그는 “이는 경쟁촉진보다는 경쟁적 보강이 더 중요한 분야”라면서 “이런 것은 (규제개선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지자체에 공문을 보내 적절히 조정하겠다고 전달했다”고 말했다.
비조합원도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을 이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에는 난색을 표했다.
그는 “국내 소비자생협의 성장 속도가 건실한데도 (이용자를) 외부로 더 확대하면 자칫 골목상권 침해 논쟁으로 번질 우려가 있다”면서 “지금도 소비자생협 가입비는 1천∼2천원 수준으로 크지 않은 등 규제가 상당히 느슨한 편”이라고 말했다.
가맹사업자 본사와 대리점 간 불공정 관행을 해소하기 위한 일명 ‘남양유업 방지법’에 대해선 반대의 뜻을 명확히 밝혔다. 본사가 대리점 자체를 없애 오히려 대리점주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노 위원장은 “대리점의 점유율이 2008년 46%에서 2012년 41.8%로 급감하는 등 영업환경이 열악해져 걱정하고 있다”면서 “남양유업도 현행법으로 처리했다”고 말했다.
공정거래법에 보복금지 조항이 없어 대리점이나 협력업체들이 피해 사실 신고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에는 “공정거래법에 보복금지 조항을 넣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지난해 네이버, 다음 등 포털사이트의 동일한 불공정행위에 과징금을 부과하지 않고 동의 의결제를 허용한 게 ‘기업 봐주기’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공정위는 최근 광고상품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알리지 않고 ‘추천상품’이나 ‘스페셜상품’ 등으로 포장해 상품을 게시한 네이버 지식쇼핑과 다음 쇼핑하우 등에 전자상거래법 위반 혐의로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500만원을 각각 부과했다.
반면, 지난해 11월 네이버와 다음이 검색광고 결과가 검색결과와 명확히 구분되지 않도록 한 것은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봤다. ‘동의의결제’를 활용해 기금을 출연키로 한 이들 업체에는 과징금이 부과되지 않았다.
노 위원장은 “특별법인 전자상거래법 위반이 확실하다면 전자상거래법을 적용하는 것”이라면서 “작년에 해외에서도 이런 (네이버와 다음의 동의의결) 사안은 동의의결로 결정한 사례가 많아 국제 기준에 맞다”고 반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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