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뀌는 稅테크 지형…오피스텔 임대업 부담 커질듯

바뀌는 稅테크 지형…오피스텔 임대업 부담 커질듯

입력 2014-01-23 00:00
수정 2014-01-23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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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테크 전문가들은 정부가 입법 예고하는 개정세법 시행령 가운데 월세 소득공제 보완이 예상보다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23일 분석했다.

정부는 이날 발표한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에서 월세 소득공제의 요건 중 ‘보증금을 낸 경우 확정일자를 받을 것’이라는 항목을 삭제했다.

이에 따라 월세 세입자는 계약서와 주민등록상 주소만 일치하면 월세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는 언뜻 보면 세입자의 공제 요건을 완화해주는 측면으로 이해하기 쉽다. 집주인이 확정일자 기입을 꺼리는 국내 부동산 거래의 관행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오히려 이번 개정안이 집주인의 세금 탈루를 포착하는 데 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월세 거래가 많은 오피스텔의 경우 세입자가 소득공제 혜택을 노려 확정일자를 받지 않고도 공제를 신청하면 집주인은 자동으로 임대소득이 노출된다는 것이다.

하나은행 상속증여센터의 김근호 세무사는 “반(半) 탈세 제보의 성격이 있다”며 “확정일자가 없으면 임대차계약서를 꾸미면서 임차인이 소득공제를 받겠다고 자료를 내 집주인의 임대소득이 확인된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원종훈 세무사도 “오피스텔은 집주인 요구에 따라 주민등록을 이전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월세 소득공제 개정은 오피스텔 임대업자에 더 영향이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은 연금 측면에서 다양한 제도 개선이 이뤄졌다. 특히 종신형 연금보험에 대해 연간 수령액 한도를 도입한 게 눈에 띈다.

연금개시일 현재의 계좌 평가액을 당시의 기대여명으로 나눈 금액에서 3배까지만 1년에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정부는 “보험 차익이 비과세되는 종신형 연금보험에 대해 장기 분할수령을 유도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국민연금 고갈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노후 소득보장의 대체재로 역할을 하려면 연금보험을 오랜 기간 나눠서 받는 게 적절하기 때문이다.

김근호 세무사는 “기대여명의 연장에 따라 연금을 한꺼번에 받아 써버리지 말고 조금씩 나눠 받으라는 정책적인 함의가 있다”고 풀이했다.

다만, 원종훈 세무사는 “실제로 종신형 연금보험에 가입하는 사람이 생각만큼 많지 않고, 연금 지급 요건을 까다롭게 해 큰 혜택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연금 계좌에서 의료 목적으로 인출하는 금액은 연간 수령 한도를 넘어도 연금소득으로 과세한다. 기존에는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15%의 세금을 매기던 것에서 세율이 3~5%로 낮아지는 것이다.

정부는 “연금으로 노후 의료비 지출이 쉽도록 해 노인 복지를 강화하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연금계좌 납입금 공제한도(연 400만원)를 넘는 납입금을 이듬해 납입금으로 전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게 해 세액공제 혜택을 늘리기로 했다.

사망, 천재지변, 해외이주, 파산 등 부득이한 사유로 연금을 1천200만원 이상 받는 경우 기타소득으로 12% 분리 과세한 것도 세금 부담을 완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투자소득에 대한 세제 혜택 측면에서 정부는 정책적인 투자를 유도하려고 혜택을 늘렸지만, 실제 효과에 대해선 회의적인 반응이 많다.

특히 ‘하이일드펀드(고위험·고수익투자신탁)’의 과세특례 요건을 신설, 비우량 회사채와 코넥스 상장주식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방안은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기술력을 가진 중소·벤처기업의 자금조달을 도우려는 정책적 목적으로 도입됐지만, 현장에선 이를 대부분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세무사는 “고위험·고수익 상품은 수익률과 안전성을 따지지, 세제 혜택은 그 다음 문제”라며 “투자 금액을 날리면 5천만원 한도의 이자·배당소득 분리과세는 전혀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원 세무사도 “지난해 하이일드펀드 관련 세법 개정 때도 일선 영업점에서는 ‘과연 이 상품이 만들어질 수 있을까’라는 반응이 많았다”며 “자발적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니 세제 혜택이라도 주겠다는 것인데, 전망은 밝지 않다”고 말했다.

이 밖에 올해 하반기 도입되는 상장지수증권(ETN) 투자로 생기는 이익은 상장지수펀드(ETF)와 같은 방식으로 배당소득을 과세하는 내용도 이번 시행령 개정안에 포함됐다.

소기업·소상공인의 공제부금 납입 한도를 분기별 21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확대한 것은 별도의 퇴직연금이 없는 소기업·소상공인에 다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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