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3조5천억원 자산 팔고 한진해운 추가지원한진해운, 터미널 매각·유상증자 등으로 2조원 마련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이 19일 자산 매각 등으로 취약한 재무구조를 개선한다는 계획을 나란히 발표했다.대한항공은 에쓰오일 지분과 노후 항공기, 부동산 등을 매각해 3조5천억원을 확보한다는 강도 높은 자구개선책을 내놨다. 자금난을 겪는 한진그룹 계열사 한진해운을 추가 지원하는 방안도 밝혔다.
한진해운 역시 자산 매각과 유상증자, 금융기관 대출 등으로 약 2조원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은 이날 오전 각각 이사회를 열어 이런 계획을 수립했다.
대한항공은 우선 한진에너지가 보유한 에쓰오일 지분 3천만주를 매각해 2조2천억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진에너지는 에쓰오일의 지분 28.41%를 보유하고 있다.
또 B747-400, B777-200 등 구형 항공기 13대를 매각해 2천500억원을 마련하고, 교육원 등 부동산과 투자자산을 팔아 추가로 1조400억원을 확보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이런 조치를 필두로 유휴 자산 매각을 통한 차입금 축소와 영업실적 개선을 통해 신규 항공기 도입 등으로 800%대까지 상승한 총 부채비율을 2015년까지 400%로 낮출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같은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진해운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한진해운홀딩스 사옥과 한진해운 주식을 담보로 이달 중 1천억원을 추가로 지원한다. 대한항공은 앞서 10월 31일 한진해운에 1천500억원을 대여금 형식으로 지원한 바 있다.
대한항공은 이어 내년 상반기 예정된 한진해운의 유상증자에 4천억원 범위에서 참여해 한진해운의 경영 정상화에 힘을 실을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 참여로 한진해운의 최대 주주가 될 예정이다.
한진해운은 벌크 전용선 사업부문을 3천억원에 매각하고 스페인 등 국내외에 있는 터미널 일부 지분을 팔아 3천억원을 확보하기로 했다.
해외 지역 사옥과 유가증권 등 비영업용자산을 887억원에 팔고 제3자 배정 방식 유상증자와 차입으로 대한항공으로부터 이미 받은 1천500억원을 포함해 6천500억원을 지원받는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자구계획으로 마련할 1조5천305억원에 3천억원 규모의 신디케이트론 등 금융단 지원을 합하면 1조9천745억원을 확보하게 된다.
한진해운이 내년에 상환 예정인 차입금은 모두 1조2천454억원이다.
한진해운은 3천729억원 규모의 영업수지 개선 계획도 공개했다.
경제성이 없는 노후 컨테이너 선박 13척을 매각해 컨테이너선 규모를 20% 감축한다. 또 적자노선 통폐합과 폐지, 적자 사업인 탱커와 케미컬 부문 영업 철수와 축소, 고원가 장기용선 선박 반환 등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영업손실을 축소할 예정이다.
이상균 대한항공 재무본부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에서 열린 경영설명회에서 에쓰오일 주식을 내년 1분기에 매각하고 항공기와 부동산 등은 내년부터 2015년까지 2년에 걸쳐 매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연간 10대 정도 신규 항공기를 들여오는 투자 계획은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대한항공의 보유 항공기는 현재 146대다.
이 본부장은 한진해운 추가 지원에 대해 금융권에서 한진해운에 신디케이트론 3천억원을 대출하는 조건으로 대한항공이 1천억원을 지원하기로 금융권과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윤주식 한진해운 부사장은 내년 유상증자에 대한항공이 참여해 지배구조가 바뀌면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이 퇴진하느냐는 질문에 “결정된 것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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