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체류 이건희 “건강 탓” 추측…CJ인사 챙긴 이재현은 구속정지 연장 노릴 듯
오는 19일로 예정된 삼성그룹 창업자 호암 이병철 회장의 추도식에 이건희(71) 회장과 삼성가(家) 장손인 CJ그룹 이재현(53) 회장이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14일 재계에 따르면 경기 용인시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열리는 추도식에는 삼성그룹과 한솔그룹, 신세계그룹 등 범삼성가 오너일가 등이 집결할 예정이다.
하지만 지난 3일 출국해 미국 체류 중인 이건희 회장은 귀국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 그룹 안팎에서는 이 회장이 연말쯤 귀국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 관계자는 “이 회장 일정은 우리로서는 확정해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 회장이 건강상의 문제 때문에 추도식에 불참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이 회장은 비자금 특검에 휘말려 있던 2007년, 2008년을 제외하고는 2009년부터 추도식에 빠짐없이 참석했다. 삼성 관계자는 “본래 폐가 안 좋은 편인데 찬 공기에 예민해 겨울쯤에는 해외에 나가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장손인 CJ 이 회장도 불참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 불참에 대해 CJ는 지난 8월 말 신장이식 수술에 대한 감염 우려와 거주지 제한 등의 이유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다른 시각도 있다. CJ그룹은 지난달 30일 CJ E&M 대표이사 부사장을 지주회사인 CJ주식회사 경영지원총괄 겸 총괄부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91명에 대한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그 인사를 직접 챙긴 사람이 바로 이 회장이다. 승진자도 55명이나 되는 대규모 인사인 만큼 몸이 따라주지 않고서는 하기 어려운 인사라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그 인사는 이 회장이 직접 단행한 것”이라면서 정신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지난달 31일 퇴원한 뒤 통원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됐다며 서울대병원에 재입원했다. 이 회장 측은 28일 오후 6시까지로 돼 있는 이 회장의 구속집행 정지기간에 대해 연장 신청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2013-01-01 1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