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 실적 좋아졌다는데”…삼성전자 ‘착시현상’

“상장기업 실적 좋아졌다는데”…삼성전자 ‘착시현상’

입력 2013-09-01 00:00
수정 2013-09-01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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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 추세가 2년 반만에 멈췄다.

하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의 수익은 여전히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국내 상장사들의 실적이 회복기에 접어들었다는 기대가 ‘삼성전자 착시’ 현상에 기댄 장밋빛 환상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2년 반만에 수익성 개선’착시현상’ 지적도

1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연결재무제표를 제출한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569개사 중 분석 가능한 501개사를 분석한 결과 2013사업년도 상반기 매출액은 929조5천613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동기(908조2천274억원)보다 2.35% 증가한 금액이다.

특히 영업이익은 50조4천403억원에서 55조2천561조원으로 9.55%, 순이익은 35조5천503억원에서 36조4천704억원으로 2.59% 늘었다.

상장사들이 장사를 얼마나 잘 했는 지를 나타내는 매출액 영업이익과 매출액 순이익률도 소폭 상승했다.

2013년 상반기 매출액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은 연결기준 5.94%와 3.92%로 전년도 5.55%와 3.91%보다 각각 0.39%포인트와 0.01%포인트 올랐다.

1천원짜리 상품을 팔았을 때 대략 56원의 영업이익을 남겼고, 이중 순이익이 39원 정도란 의미다.

매출액 영업이익률과 매출액 순이익률이 개선된 것은 2011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선 이러한 결과를 두고 국내 주요기업들의 실적이 드디어 바닥을 친 것이 아니냐는 기대가 나온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선 ‘실적 양극화’로 인한 착시라는 반론이 제기된다.

거래소 관계자는 “연결재무제표가 아닌 개별 또는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는 영업이익은 9% 늘었지만 순이익은 1.22% 줄어든 것으로 나온다”면서 “특히 삼성전자를 제외할 경우 그런 경향이 더욱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 삼성전자 순이익 전체의 41%

실제 삼성전자를 뺀 나머지 기업의 수익은 작년보다 악화했다.

삼성전자의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액은 110조3천325억원으로 전체 501개사 매출액의 11.87%에 해당한다.

하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8조3천101억원과 14조9천288억원으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3.14%와 40.93%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상반기 24.09%와 28.81%보다 9.05%포인트와 12.12%포인트씩 높아진 수치다.

삼성전자의 상반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50.69%와 45.76%씩 급증하면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매출액 비중은 10.23%에서 11.87%로 1.64%포인트 늘어나는데 그쳤다. 수익성이 그만큼 좋아졌다는 의미다.

반면 삼성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500개 기업의 수익성은 크게 나빠졌다.

이 기업들의 매출액은 작년 상반기 815조3천599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819조2천288억원으로 0.4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8조2천896억원에서 36조9천460억원으로 3.51% 줄었다.

특히 순이익은 25조3천84억원에서 21조5천417억원으로 14.88%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매출액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도 4.70%와 3.10%에서 4.51%와 2.63%로 지난 1년 사이 각각 0.19%포인트와 0.47%포인트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특별히 이익이 개선된 주요 산업이 없는 듯하다”면서 “삼성전자가 전체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커서 일종의 착시 현상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 IT, 또 독주…여타 업종 대부분 순익 감소

업종별로는 전체 17개 업종 가운데 전기전자, 의약품, 의료정밀, 섬유의복 등 4개에서만 순이익이 작년보다 증가했다. 의료정밀은 작년 상반기 순손실에서 흑자전환한 경우다.

개별 재무제표를 제출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중 전기전자 업종에 속하는 56개 상장사의 상반기 순이익은 10조7천589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6.37% 늘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의 순이익(9조3천338억원)이 86.75%를 차지한다.

전기전자 업종은 대장주 삼성전자가 상반기에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올린 것을 비롯, SK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가 흑자 전환하면서 영업이익이 61.36% 성장했다.

작년 상반기 SK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는 각각 3천483억원, 71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올해 영업이익 1조3천106억원, 4천113억원을 올리며 흑자로 돌아섰다.

약가 인하 이후 비용절감 노력을 기울였던 의약품 업종의 순이익도 36.63% 증가했다. 섬유의복 업종은 순이익이 28.32% 늘어나 선전했다.

그러나 철강, 유통, 화학, 음식료, 통신, 운수장비 등 주요 기간산업과 소비재 산업 관련 업종 대부분은 순이익이 감소하거나 적자가 이어졌다.

건설(29개사)은 1천585억원의 순손실을 보며 적자 전환했다. 운수창고와 전기가스도 각각 3천633억원, 1조2천5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가 지속됐다.

종이목재 업종의 작년 상반기 대비 순이익 감소폭이 47.08%로 가장 컸고 철강금속 순이익도 45.48%가 줄어 반토막 났다. 유통(-38.09%), 화학(-37.67%), 음식료품(-31.74%), 통신업(-14.91%)도 순이익이 큰 폭으로 쪼그라들었다.

다만 현대·기아차가 포함된 운수장비 업종의 순이익은 7조4천19억원으로 5.89% 줄어드는 데 그쳐 상대적으로 낙폭이 작았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건설업종(-50.33%)과 IT 하드웨어 반도체(-70.08%), IT 하드웨어 통신장비(-55.76%)의 순이익 감소가 눈에 띄었다.

반면 금융업(96.95%)과 통신서비스(64.97%), 방송서비스(30.29%)는 순이익이 크게 늘어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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