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양적완화 축소 우려…시장 “주가엔 단기 영향”

또 양적완화 축소 우려…시장 “주가엔 단기 영향”

입력 2013-08-07 00:00
수정 2013-08-07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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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비둘기파’, 연내 축소 언급…”투자자들, 기정사실로 인식” 관측도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미국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이 잇따라 연내 자산매입 축소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아시아 신흥시장에서 잊을 만하면 나타나는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5∼6일(현지시간)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 등 3명이 잇따라 양적완화 축소에 대해 발언했다.

이 가운데 에번스 총재는 양적완화 정책을 지지하는 대표적인 ‘비둘기파’인 터라 당초 시장 전문가들은 그가 다른 ‘매파’ 총재들보다 온건한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 인물마저 연내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언급하자 연내 채권매입 축소로 가닥이 이미 잡힌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는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시장에 악재로 평가된다.

피셔 총재의 발언이 전해진 직후인 6일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주요 신흥국 증시는 대부분 하락했고 인도 루피화 가치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외환시장도 동요했다.

국내에서도 코스피지수는 6일 1,900선으로 떨어졌고 7일 오전에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조성준 NH농협증권 연구원은 7일 보고서에서 미국 양적완화 축소 문제가 재차 시장의 이슈로 부각하면서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부담이 높아졌다고 지적하면서 “당분간 국내외 주식시장 조정을 대비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국내 증시는 IT와 자동차의 상승둔화에 이어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그동안의 주도주인 에너지, 소재, 산업재의 상승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다수의 시장 분석가들은 이번 발언이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은 단기적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내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투자심리에는 충격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도 “코스피가 6월 25일 저점을 찍은 이후 등락을 반복하면서도 꾸준히 레벨업을 하는 추세가 꺾일 것 같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특히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은 경제 개선을 양적완화 축소의 전제 조건으로 달고 있으며 미국 경제가 양적완화 축소에 돌입할 만큼 좋지는 못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바이런 위엔 블랙스톤 어드바이저리 파트너스 부회장은 6일 미국 경제방송 CNBC에 “양적완화 축소에 나설 이유를 전혀 못 찾겠다”며 “미국은 높지 않은 2%의 성장률 유지를 위해 금융 부양책에 완전히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반기 미국 경제성장률은 1.4%였으며, 에번스는 이번 연설에서 하반기 성장률이 2.5%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또 연말까지 매월 신규 일자리가 17만5천∼20만개 수준으로 늘어나 실업률이 7.2∼7.3%로 낮아질 가능성을 점치면서 내년 중반 실업률이 7%로 떨어진다면 채권매입을 종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 경제가 이를 따라갈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AP통신은 에번스 총재의 발언을 보도하면서 지난달 신규 일자리는 16만2천개로 올해 월평균 19만2천개에 미치지 못했으며, 새로 창출된 일자리의 상당수가 저임금이나 시간제라는 점을 언급했다.

또한 미국의 연내 양적완화 축소는 익숙해진 이슈로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투자자가 많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의 몇 차례 발언에 크게 반응하기보다 각국 경기상황을 더 고려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박중섭 대신증권 연구원은 “5월 6월 ‘버냉키 쇼크’를 겪으면서 시장의 관심은 경기 문제로 이동했다”며 “증시가 경기 모멘텀 차이를 반영해 차별화하는 현상이 점차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국내 증시에는 유리한 측면이 있다”며 “외국인 자금 유입이라는 측면에서 경쟁 관계인 인도, 인도네시아 등은 경기 모멘텀이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경기 회복세가 점차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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