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친서’에 현대그룹 대북사업 탄력받나

‘김정은 친서’에 현대그룹 대북사업 탄력받나

입력 2013-08-03 00:00
수정 2013-08-03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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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측, 남북관계 개선 의지 담은 것으로 분석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3일 금강산에서 열린 정몽헌 전 회장 10주기 추모행사에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구두 친서를 전달받음에 따라 향후 남북관계와 대북사업의 향방에 이목이 쏠린다.

현대그룹에 따르면 이날 추모행사의 북측 대표로 나온 원동연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은 행사장인 금강산 특구 온정각에서 현 회장 일행을 맞았다.

현 회장과 원 부위원장의 만남은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 이후 2년 만이다.

두 사람은 반갑게 인사를 나눈 뒤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는 외금강호텔까지 걸어가 VIP룸에서 1시간가량 단독으로 환담을 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구두 친서는 이 자리에서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측이 공개한 친서의 내용은 “명복을 기원하며 아울러 현정은 회장을 비롯한 정몽헌 선생 가족과 현대그룹의 모든 일이 잘 되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애초 현 회장은 이날 오전 금강산에 도착할 때까지도 북측에서 누가 일행을 맞을지 전혀 알지 못한 상태였다.

4년 전인 2009년에는 행사 전 북측에서 이종혁 당시 아태 부위원장이 추모행사에 참석할 것이라는 통보를 줘 그에 맞춰 준비를 했지만 이번에는 그런 언질이 일절 없었다고 한다.

그룹 내부에서는 현 회장이 마지막으로 참석한 2009년 이후부터 북측에서 줄곧 실무진급을 보냈고 현재 남북관계도 경색될 대로 경색된 터라 북측 고위 인사가 참석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지 않았다.

이 때문에 원 부위원장이 직접 행사에 참석해 최고지도자의 구두 친서를 전달한 것은 뜻밖의 상황으로 받아들여졌다.

대북사업을 총괄하는 현대그룹 측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친서에 상당히 고무된 분위기다.

친서 내용이 표면적으로는 추모의 성격이지만 사실상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내포한 것으로 보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 회장이 금강산에서 돌아온 뒤 “금강산 관광을 결코 놓치지 않을 것이며 반드시 관광이 재개될 수 있도록 모든 힘을 다해 노력하겠다”며 금강산 관광 사업에 대해 과거보다 한층 강렬한 의지를 드러낸 것도 이를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룹 한 관계자는 “남북관계가 극도로 악화한 상황이라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어쨋든 김정은 위원장의 구두 친서가 남북관계는 물론 대북사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날 현 회장의 금강산 방문을 수행한 그룹의 다른 관계자는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지 5년이 흘렀음에도 호텔 등 시설물들이 비교적 깨끗하게 잘 보존돼 있었다”며 “김 위원장의 친서가 금강산 관광 재개의 신호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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