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4월로 들어서면서 일부 경기 회복 신호가 감지되고 있지만 한국 경제의 대표적인 취약 계층인 자영업자들에게는 볕이 들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언제나 그랬듯 볕은 취약계층에 가장 나중에 들고 가장 짧은 시간 머문 뒤 가장 빨리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기기 때문이다.
◇ 고용 훈풍 곁 불도 못 쬐는 자영업자
20일 통계청에 따르면 4월 고용동향을 보면 신규 취업자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만5천명 늘어나 반짝 증가세를 기록하는 동안 자영업자는 9만명이나 줄었다.
신규 취업자 수가 30만명대를 기록한 것은 3개월 만의 일이지만 눈여겨볼 부분은 지난해 4월에 취업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45만5천명 늘어났다는 점이다.
즉 전년 동기 수치가 좋았음에도 다시 한번 30만명대 증가세를 기록한 것은 경기회복의 신호가 될 수 있다.
문제는 자영업자다.
4월 자영업자 감소폭(9만명)은 2011년 2월(-13만명) 이후 가장 크다..
업종별 취업자 수 증감을 봐도 도소매업이 -10만5천명, 교육 -4만5천명을 기록했다.
도소매업은 전체 자영업자의 22%가량이 종사하는 주요 업종이다. 사교육 비중이 높은 만큼 교육 업종 역시 자영업자가 많다.
개인택시나 화물차가 포함되는 운수업, 음식숙박업, 개인서비스업 등 자영업자가 많은 업종의 경우 감소세는 아니지만 증가세가 미미하다.
신규 취업자가 증가한 영역은 종사상 지위별로 상용직이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과 서비스업, 건설업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 베이비부머, 자영업 손댔다 ‘줄줄이 몰락’
최근 자영업자 동향을 보면 50대 중반에 들어선 베이비부머 세대가 적지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자영업자 중 50대는 30.5%, 60대 이상은 24.0%를 차지했다. 50대 이상이 절반을 넘는다. 특히 지난해에는 각 연령대 중에서도 50대가 자영업자로 대거 들어선 것으로 정부는 추정하고 있다.
직장에서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들이 시간제 비정규직보다 진입 장벽이 낮은 소자본 창업에 뛰어든 것이다.
카드사 유동성 위기 등으로 어려웠던 2002년에도 직장에서 조기 퇴직하게 된 베이비붐 세대들은 자영업에 진출한 바 있다.
문제는 자영업자들이 경기 침체 여파에 속속 폐업하고 있다는 점이다.
진입 장벽이 낮은 도소매, 음식숙박업으로 들어서지만 대형할인점이나 유통 체인에 밀리고 영세 자영업자들의 과열 경쟁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자영업자 수가 크게 줄어든 것도 2011년과 2012년에 자영업으로 대거 진출한 베이비부머 세대가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2011년에 폐업한 개인 사업자 중 50.3%가 도소매, 음식업자였다는 점도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한다.
◇ 불황·과열경쟁 악순환…”사회안전망 확충해야”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로 실직한 뒤 퇴직금으로 자영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늘었으나 문턱이 낮다 보니 과열 경쟁으로 무너지는 악순환이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소상공인진흥원 관계자는 “결국 내수 경기가 좋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경기가 안 좋으니 소비가 줄고 수요 자체가 감소하면서 자영업자들이 폐업이나 업종 전환을 선택하는 것”이라면서 “연내에는 개선 대책을 마련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은퇴 후 잠시 자영업자 대열에 들어섰다가 다시 폐업하는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어찌 보면 숨어 있는 실업과 유사하다”면서 “노후 준비를 위해 자영업 진출했다가 실패하면 더 큰 위험에 빠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경쟁력 있는 자영업자가 살아남도록 하는 경영컨설팅 지원을 해주고 박리다매형·출혈경쟁형 저부가가치산업으로의 진입은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3월 금융대출이 있는 저소득 자영업자 43만 가구가 사실상 빚을 갚기 어려운 상태에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경기 회복이 지연될 경우 자영업자들이 더욱 추락할 가능성을 정부도 염려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 자영업자들이 다른 계층보다 더 충격을 받을 수 있다”면서 “채무상환 부담이 높은 반면 상환 능력은 떨어지는 계층이어서 사회안전망을 확충하고 리스크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언제나 그랬듯 볕은 취약계층에 가장 나중에 들고 가장 짧은 시간 머문 뒤 가장 빨리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기기 때문이다.
◇ 고용 훈풍 곁 불도 못 쬐는 자영업자
20일 통계청에 따르면 4월 고용동향을 보면 신규 취업자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만5천명 늘어나 반짝 증가세를 기록하는 동안 자영업자는 9만명이나 줄었다.
신규 취업자 수가 30만명대를 기록한 것은 3개월 만의 일이지만 눈여겨볼 부분은 지난해 4월에 취업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45만5천명 늘어났다는 점이다.
즉 전년 동기 수치가 좋았음에도 다시 한번 30만명대 증가세를 기록한 것은 경기회복의 신호가 될 수 있다.
문제는 자영업자다.
4월 자영업자 감소폭(9만명)은 2011년 2월(-13만명) 이후 가장 크다..
업종별 취업자 수 증감을 봐도 도소매업이 -10만5천명, 교육 -4만5천명을 기록했다.
도소매업은 전체 자영업자의 22%가량이 종사하는 주요 업종이다. 사교육 비중이 높은 만큼 교육 업종 역시 자영업자가 많다.
개인택시나 화물차가 포함되는 운수업, 음식숙박업, 개인서비스업 등 자영업자가 많은 업종의 경우 감소세는 아니지만 증가세가 미미하다.
신규 취업자가 증가한 영역은 종사상 지위별로 상용직이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과 서비스업, 건설업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 베이비부머, 자영업 손댔다 ‘줄줄이 몰락’
최근 자영업자 동향을 보면 50대 중반에 들어선 베이비부머 세대가 적지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자영업자 중 50대는 30.5%, 60대 이상은 24.0%를 차지했다. 50대 이상이 절반을 넘는다. 특히 지난해에는 각 연령대 중에서도 50대가 자영업자로 대거 들어선 것으로 정부는 추정하고 있다.
직장에서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들이 시간제 비정규직보다 진입 장벽이 낮은 소자본 창업에 뛰어든 것이다.
카드사 유동성 위기 등으로 어려웠던 2002년에도 직장에서 조기 퇴직하게 된 베이비붐 세대들은 자영업에 진출한 바 있다.
문제는 자영업자들이 경기 침체 여파에 속속 폐업하고 있다는 점이다.
진입 장벽이 낮은 도소매, 음식숙박업으로 들어서지만 대형할인점이나 유통 체인에 밀리고 영세 자영업자들의 과열 경쟁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자영업자 수가 크게 줄어든 것도 2011년과 2012년에 자영업으로 대거 진출한 베이비부머 세대가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2011년에 폐업한 개인 사업자 중 50.3%가 도소매, 음식업자였다는 점도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한다.
◇ 불황·과열경쟁 악순환…”사회안전망 확충해야”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로 실직한 뒤 퇴직금으로 자영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늘었으나 문턱이 낮다 보니 과열 경쟁으로 무너지는 악순환이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소상공인진흥원 관계자는 “결국 내수 경기가 좋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경기가 안 좋으니 소비가 줄고 수요 자체가 감소하면서 자영업자들이 폐업이나 업종 전환을 선택하는 것”이라면서 “연내에는 개선 대책을 마련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은퇴 후 잠시 자영업자 대열에 들어섰다가 다시 폐업하는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어찌 보면 숨어 있는 실업과 유사하다”면서 “노후 준비를 위해 자영업 진출했다가 실패하면 더 큰 위험에 빠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경쟁력 있는 자영업자가 살아남도록 하는 경영컨설팅 지원을 해주고 박리다매형·출혈경쟁형 저부가가치산업으로의 진입은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3월 금융대출이 있는 저소득 자영업자 43만 가구가 사실상 빚을 갚기 어려운 상태에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경기 회복이 지연될 경우 자영업자들이 더욱 추락할 가능성을 정부도 염려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 자영업자들이 다른 계층보다 더 충격을 받을 수 있다”면서 “채무상환 부담이 높은 반면 상환 능력은 떨어지는 계층이어서 사회안전망을 확충하고 리스크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