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첫 피해보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에 따른 피해 농가 보상이 관련 제도가 시행된 지 9년 만인 올해 처음 이뤄진다. 농림축산식품부는 “FTA 피해 농가에 대한 실질적 지원이 시작됐다”고 의미를 부여하지만 농민단체 등은 “실질적 지원책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지난해 한우 값이 한·미 FTA 발효 이전보다 60만원 가까이 떨어졌지만 지원금은 1만여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가격 기준은 제도 도입 당시인 2004년에는 80%, 2011년 85%, 지난해에는 90%로 완화돼 왔다. 90%로의 기준 완화가 첫 지원의 결정적 원인이다.
이번 조치에 대한 농가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한우 한 마리당 가격은 평년 가격보다 58만 8000원 떨어졌지만, 지원액은 최대 1만 3000원 정도이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조사한 올 1분기 평균 한우 사육두수를 기준(21마리)으로 했을 때 피해액은 1229만원 정도지만 이에 대한 보상액은 27만 3000원이 전부인 셈이다. 가격 하락폭을 전부 보전해 주는 것이 아니라 FTA 이행에 따른 순수한 영향을 따로 떼어 계산한 ‘수입기여도’까지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종훈 농식품부 농업정책국장은 “농가가 사육 마릿수를 늘린 것이나 소비량이 바뀐 국내 요인까지 FTA 탓으로 돌릴 수 없다”고 설명했다.
폐업 지원은 적정 한우 사육 마릿수 유지, 예산 규모, 폐업지원 우선 순위 등을 고려해 연차별로 지원될 수 있다. 농식품부는 피해보전직불금 대상으로 한우가 100만여 마리, 한우송아지가 20만~30만 마리가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 변수가 있다. 세계무역기구가 정한 보조금 한도(AMS) 기준을 넘지 않아야 한다. 김 국장은 “AMS를 적용할지 최소허용보조(총 생산액의 10%까지 지원)를 적용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농가 신청에 따라 보상액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원 전국한우협회 부장은 “사료값 급등으로 2008년부터 매년 한우 농가는 생산비도 건질 수 없는 마이너스 경영을 해 왔다”면서 “생색내기가 아니라 농가·농민을 살리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2013-04-3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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