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행복기금 가접수 시작…첫날부터 ‘북적’

국민행복기금 가접수 시작…첫날부터 ‘북적’

입력 2013-04-22 00:00
수정 2013-04-22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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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희망이 새로 생긴 것 같습니다. 꼭 잘 돼야 할 텐데…”

빚더미에 앉은 서민의 자활을 돕는 국민행복기금 채무조정신청 가접수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접수창구와 전국 도청·광역시의 서민금융종합지원센터, 국민은행과 농협은행, 신용회복위원회 지점에서 22일 일제히 시작됐다.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캠코 본사 3층에 마련된 40개 접수창구는 쉴 새 없이 몰려드는 신청자를 맞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신청 시작 시각인 오전 9시가 되기도 전 수십명의 신청자가 미리 도착해 번호표를 뽑고 대기하는가 하면 접수 준비로 시작 시각이 5분가량 늦어지자 조급한 마음에 “왜 정시에 시작하지 않느냐”며 항의하는 사람도 있었다.

첫날 이른 시간부터 창구를 찾은 신청자들은 오랫동안 시달려온 채무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에 후련해하면서 “남은 빚은 반드시 갚겠다”며 상환 의지를 보였다.

10여년 전 IMF 경제위기 여파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빚더미에 올라앉게 됐다는 A(53)씨는 “이번 기회로 빚을 모두 갚고 재기해야겠다는 생각에 첫날 일찍부터 접수하러 왔다”고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고시원에서 생활하며 대리운전과 퀵서비스 등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는 그는 “그동안 갚는다고 갚았지만 아직 6천여만원의 빚이 남아있다. 50% 정도 감면해준다면 나머지는 열심히 갚고 싶다”고 말했다.

B(62·여)씨는 13년 전 운영하던 제과점을 접은 뒤 생긴 2천여만원의 채무를 조정하러 이날 창구를 찾았다.

제과점이 망하고서 여기저기서 빚을 지게 됐다는 그는 “친척집을 전전하며 먹고 살기에 급급했다. 재기를 하면 꼭 갚으려고 했는데 이번 기회가 정말 반갑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C(72)씨는 고령으로 감면 비율을 30∼50%보다 높은 최대 70%까지 우대해주는 ‘특수채무관계자 감면 대상’에 해당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오래전 생활비 부족으로 빌린 빚이 계속 남아 수천만원이 돼 자식들 볼 면목도 없고 항상 걱정이 많았다. 60% 정도만 감면해주면 어떻게든 나머지는 갚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니 마음이 후련하다”고 그는 말했다.

반면 “일단 신청하러 오긴 했지만 잘 될지 모르겠다”며 걱정하는 신청자들도 있었다.

”나라 경제가 엉망이라 내가 망했으니 50% 아니라 100%를 갚아줘도 모자란 것 아니냐. 어차피 깎아주는 거 남은 것도 굳이 안 갚아도 되지 않겠느냐”며 꾸준히 지적된 ‘도덕적 해이’를 우려케 하는 모습을 보이는 신청자도 있었다.

현장을 찾은 장영철 캠코 사장은 “가계 부채의 함정에 빠져 아예 포기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번 국민행복기금은 ‘자활 의지’를 보이는 분들을 돕겠다는 취지”라며 “가계 부채를 해결하는 여러 축 중 하나로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행복기금 채무조정신청 가접수는 이달 30일 마감되며 본접수는 5월1일부터 오는 10월31일까지 진행된다. 본접수 기간에는 인터넷 신청도 가능하다.

가접수 기간에 필요 서류를 모두 챙겨서 신청하면 본접수 기간에는 창구를 다시 방문할 필요가 없다. 추가 서류가 필요하거나 채무 조정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가접수자에게는 개별적으로 연락이 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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