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국대의대, 국내 성폭력범 50명 첫 면접조사결과
국내 성폭력범 10명 중 9명 이상이 성도착증 등 정신과적 질환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10명 중 3명은 이른바 사이코패스로 불리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로 진단됐다.
단국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임명호 교수팀은 지난 2011년 당시 치료감호소에 수감중인 성범죄자 50명을 대상으로 1대1 면접조사를 한 결과 64%(32명)가 성도착증 상태로 진단되는 등 94%가 정신과적 질환을 갖고 있었다고 8일 밝혔다.
다음으로는 주요우울장애 16명(32%), 알코올사용장애 12명(24%), 충동조절장애 9명(18%), 조현병(정신분열병) 6명(12%), 조울장애 2명(4%) 등의 순이었다.
일반적인 정신질환보다 상태가 심각한 ‘반사회적 인격장애’가 동반된 경우는 16명(32%)이었다. 흔히 사이코패스로 불리는 이 질환은 진단과 치료가 어렵고 그대로 놔 둘 경우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대형 범죄로 비화하는 게 특징이다.
조사 대상 성범죄자들의 평균 나이는 37.3세로, 모두 남성이었다.
연구팀은 대부분의 성적 비행행동이 15∼25세에 정점을 나타낸다는 외국의 연구결과로 볼 때 상당수 성범죄자들이 10년 이상의 문제행동이 나타난 이후에야 법망에 걸려 수감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임명호 교수는 국내에서 이뤄진 3건의 화학적거세 중 2건을 집도한 바 있다.
연구결과는 대한법의학회지 최신호에 실렸다.
임 교수는 “국내에서 감호소에 수감된 성범죄자를 대상으로 정신과적 질환을 평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성범죄자에 대한 전자발찌나 신상공개, 화학적 거세 등은 근본적 해결책이 아닌 만큼 왜곡된 성의식과 성행동, 정신병리를 토대로 근본적이고 개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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