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 34%… 2위는 9% 오비맥주 “연내 한국 출시”
지난 4일 홍콩 하버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블루걸 수출 25주년 기념행사’에서 모델들이 블루걸을 소개하고 있다.
오비맥주 제공
오비맥주 제공
‘블루걸’(Blue Girl)도 이 가운데 하나다. 1988년 수입·유통전문 기업인 젭센그룹과 계약을 맺고 제조업자설계개발생산(ODM·제조업자가 제품을 개발·공급하고 주문자가 이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오비맥주 광주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2007년부터 줄곧 홍콩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할 만큼 돋보이는 성과를 내고 있다. 이를 기념해 두 회사는 지난 4일 홍콩 현지에서 ‘블루 수출 25주년 행사’를 열었다.
7일 주류업계 등에 따르면 블루걸은 지난해 홍콩에서 8220만병(500㎖기준)이 팔렸다. 홍콩 맥주시장 점유율(금액 기준)은 33.8%에 이른다. 2위 칼스버스(덴마크·8.9%)와의 점유율 격차도 20% 포인트 이상 벌어졌다. 산미구엘(필리핀·8.7%), 칭다오(중국·6.6%), 하이네켄(네덜란드·4.5%) 같은 해외 유명 브랜드와 경쟁해 거둔 성과다.
특히 이번 1등으로 최근 벌어진 ‘맛 논란’으로 상처받은 국산 맥주의 자존심도 점차 회복될 것으로 오비맥주 측은 내다봤다. 지난해 11월 해외 한 주간지는 ‘한국 맥주가 대동강 맥주(북한산)보다 맛없다’는 혹평을 내놓은 바 있다. 최수만 오비맥주 전무는 “수입 맥주 비중이 78%인 홍콩맥주 시장은 세계 맥주의 격전장”이라면서 “맛없는 맥주를 갖고는 여기서 1등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마이클 글로버 젭센그룹 음료사업부문 대표이사도 “블루걸이 홍콩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건 오비맥주가 신선하고 좋은 맥주를 공급해 줬기 때문”이라면서 “앞으로 상호협력 관계를 더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오비맥주는 홍콩 시장에서의 성공을 계기로 카스·OB골든라거 등 자체 브랜드 수출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블루걸의 한국 출시도 검토하고 있다.
홍콩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2013-04-08 1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