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보험사 동시다발 전산장애에 고객 ‘대혼란’

은행·보험사 동시다발 전산장애에 고객 ‘대혼란’

입력 2013-03-20 00:00
수정 2013-03-20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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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뱅킹·현금인출·체크카드결제 등 줄줄이 중단일선 영업점에 항의전화 빗발…늑장 복구에도 불만

시중 은행, 보험사 등에 20일 동시 다발로 전산 장애가 발생하자 고객이 큰 혼란을 겪었다.

전산 사고가 난 금융사에서 인터넷뱅킹, 현금 자동인출, 체크카드 결제 등 서비스가 줄줄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금융거래를 하지 못하게 된 고객들은 해당 은행 등에 전화를 걸어 사전 미고지와 늑장 대응 등에 항의하는 사례가 급증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 농협은행, 제주은행, NH생명보험, NH손해보험 등에 이날 오후 2시부터 2시간 정도 전산망이 마비됐다.

점심을 먹고 짬을 내 회사나 집에 들어가 인터넷 뱅킹을 하려던 고객들에겐 낭패였다.

종로구의 한 신한은행 지점에는 오후 2시 30분부터 인터넷 뱅킹이 안된다며 급하게 돈을 들고 찾아오는 고객이 많았다. 평소 대기 번호가 10번 미만이었는데 50번까지 뽑아야 할 정도였다.

이 지점의 한 창구 직원은 “전산 장애로 인터넷 뱅킹이 안돼 은행 창구를 직접 찾아오는 고객이 늘었다”면서 “항의하는 고객이 많아 일일이 죄송하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지점의 창구 직원은 “월말처럼 공과금이 몰리는 날이 아니라 불행 중 다행이었다”면서 “요즘 은행권에서 자잘한 전산 장애가 잦아서 고객의 불만이 폭발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분식집을 운영하는 김모(54)씨는 “가게에 설치된 컴퓨터로 인터넷 뱅킹을 해 물품 대금 등을 주는데 오후부터 갑자기 기능이 마비돼 통장을 들고 지점까지 달려왔다”면서 “전산 장애라는 고지도 없었고 방송을 보고서야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알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신한은행 전산망 장애로 카드사 업무에도 차질이 벌어졌다. 체크카드와 현금서비스가 대표 사례다.

체크카드는 은행 계좌와 연동해 계좌 잔액이 확인돼야 결제할 수 있는데 신한은행 전산망이 마비되는 바람에 신한카드, 롯데카드 등 체크카드 고객의 결제가 중단됐다.

신한은행 자동현금인출기(ATM)를 이용한 카드 현금서비스도 신한은행 전산망 마비로 멈췄다.

신한카드 등 카드사 고객센터에는 체크카드 결제가 안 된다는 항의 전화가 폭주했다.

한 카드사의 콜센터 직원은 “밥 먹고 체크카드로 결제하려는데 안된다고 해서 음식점 주인과 싸웠다면서 해결해달라는 전화가 많았다”면서 “우리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미안하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전산 장애에 금융권이 늑장 대응했다는 비난을 쏟아냈다.

트위터 아이디 아이디 ‘miumiu’는 “집 근처 농협 자동인출기 기다리다 내 앞에서 먹통이 되는 바람에 ‘멘붕(멘탈이 붕괴)’이었다”면서 “한참을 걸어 다른 은행까지 갔다 와야 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pil0’은 “주거래 은행이 계좌접속 오류가 나기에 뭔가 했더니 사이버테러 였다”면서 “이번 일을 겪고 나니 너무 한 은행에 몰아서 거래하고 있나 돌아보게 됐다”고 썼다.

아이디 ‘seol’은 “오늘 한 달간 열심히 일한 월급이 들어오는 날인데 전산 마비로 입금 불가라 한다”며 “월급이 어디 가는 건 아니니 부디 나라에 더 큰 일이 없기를 기도할 뿐”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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