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출구전략 필요성 시사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선진국의 통화정책 완화 기조가 바뀔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김 총재는 18일 한은 본관에서 시중은행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금융협의회에서 “금융위기가 더 악화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양적완화 정책으로부터의 대응책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등의 완화 기조가 끝나고 그간 풀린 유동성이 다시 회수되면 금융시장이 출렁거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가 이런 ‘출구전략’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불확실한 미래를 확실한 양 예측하기보단 경우의 수에 맞게 준비하는 것이 더 낫다”며 출구전략 수립의 필요성에 힘을 실었다.
김 총재는 은행장들에 긍정적인 시각을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금융위기가 지속하니 (경제주체들이 조그마한 자극에도) 과잉ㆍ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비관적으로 보다 보면 자기예언적인 효과 때문에 확실하게 비관적인 결과가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여유와 균형을 갖고 보는 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회의에서 은행장들은 지난해 12월 주택 취득세 감면 종료를 앞두고 주택대출이 많이 늘어났다며 정부 정책이 부동산 시장과 가계대출에 미치는 영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이 4천만원에서 2천만원으로 바뀌는 점에 대해선 개인자산관리(PB)영업을 강화하고 안정성ㆍ수익성 높은 상품을 개발하는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협의회에는 민병덕 국민은행장, 서진원 신한은행장, 신충식 농협은행장, 조준희 기업은행장, 김종준 하나은행장, 윤용로 외환은행장, 김용환 수출입은행장, 이주형 수협 신용대표이사가 참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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