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end inside-불황 탈출, 패션이 답이다] 동대문 출신 유지은 위드베이스 대표

[Weekend inside-불황 탈출, 패션이 답이다] 동대문 출신 유지은 위드베이스 대표

입력 2012-12-15 00:00
수정 2012-12-15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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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로 의류업 첫발 디자인서 생산까지 멀티형

15년 전 외환위기 여파로 아버지 사업은 부도가 났다. 살길이 막막해졌지만 지방대 졸업장으로는 취직이 쉽지 않았다. 동대문 의류사업에 뛰어든 건 생계유지 때문이었다. 액세서리 매장 판매직원으로 들어갔다. 월급은 80만원. 가족 부양비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6개월간 열심히 일했다. 시장의 사업구조가 조금씩 눈에 들어왔다. 사업계획서를 들고 친척을 찾았다. “시집갈 돈 좀 미리 주세요.” 그렇게 손에 쥔 3700만원으로 동대문 시장에 3.3㎡짜리 첫 매장을 열었다. 당시 24살 앳된 여 사장은 30대 중반에 신세계백화점에 전국적으로 5개 단독 의류 매장을 운영하며 직원 수 70명, 백화점에서만 연간 5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위드베이스(withBASE)’ 디자이너 브랜드 대표가 됐다. 그가 유지은(38)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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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동대문 출신 디자이너 겸 ‘위드베이스’ 대표인 유지은(오른쪽)씨가 바이어와 제품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위드베이스·신세계 제공
14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동대문 출신 디자이너 겸 ‘위드베이스’ 대표인 유지은(오른쪽)씨가 바이어와 제품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위드베이스·신세계 제공
유 대표는 동대문에서 ‘더베이스’란 이름으로 수출도 하며 제법 잘 나갔다. 제품 디자인에서 생산까지 전 과정을 다룰 줄 아는 데다 디자이너 브랜드인 데도 가격이 저렴하고 너무 튀지 않는 유행에 맞는 옷들을 일주일에 20~30개 정도 내놓는 등 제품 순환도 빨랐다.

이를 눈여겨 본 신세계 바이어의 권유로 2009년 신세계백화점 자체 브랜드 기획전에 참여했다. 그해 8월 말 편집매장에 입점된 유 대표 제품은 기획전에 참여한 8개 업체 가운데 전체 매장 매출의 80%를 내면서 경쟁력을 입증받았고 지난해 단독 매장을 열었다. 위드베이스는 20~30대 여성층을 겨냥한 여성 토털패션으로 화려한 색감이 특징이다.

백화점 입점까지 쉽지 않은 길이었다. 제품 기획에서 디자인, 판매와 경영까지 혼자 도맡다 보니 사업 초기 4년 동안 3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다고 유 대표는 회상했다. 그는 “하루에 20시간씩 일했어요. 원단을 직접 사서 디자인해 재단·생산 공장에 가면 어린 여자라고 무시하고 업계를 잘 몰라 비싸게 단가를 지급하는 등 사기도 많이 당했어요.”라고 털어놨다. 브랜드 홍보를 위해 2009년부터 백화점 내 팝업스토어를 하며 한 달에 12차례나 매장을 열었다 없애며 불철주야 일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단단해졌다. 유 대표는 대기업 계열사나 유수 브랜드들과 경쟁도 두렵지 않다고 했다. 동대문에서 수없이 경험했던 고객과 소통이 좋은 무기가 됐다. 그는 “대형 패션업체들과 달리 고객 반응을 즉각 디자인에 반영해 곧바로 생산할 수 있는 신속성이 최대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유 대표는 “제일모직, LG패션 등과 같이 브랜드 자체의 신임도는 없지만 그 이상 질 높은 제품으로 가격 거품을 없애고 디자인으로 고객들에 다가설 것”이라고 말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2012-12-15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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