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물가·수출 등 지표 개선에 기준금리 동결

투자·물가·수출 등 지표 개선에 기준금리 동결

입력 2012-11-09 00:00
수정 2012-11-09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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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현 수준(2.75%)에서 동결하기로 한 것은 예상된 수순이었다.

최근 설비투자와 수출, 실업률 변수가 개선되고 물가가 장기간 안정됐다는 평가에서다.

기준금리를 지난 7월에 이어 지난달에도 0.25%포인트 하향 조정한 터라 당분간 그 효과가 경기에 어떻게 나타나는지 지켜봐야 한다는 판단도 금리 동결에 작용한 듯하다.

◇3분기 이후 지표 개선 기미…추세 확인엔 시간 더 필요

9~10월간 국내외 경제지표에서는 경기 회복의 기미가 미약하게 보였다는 평가가 많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9월 광공업 생산은 자동차업계의 파업 종료에 힘입어 전월보다 0.8% 증가했다. 이는 넉 달 만에 플러스(+) 증가율로 반전한 것이다.

설비투자 증가율도 8월 -13.9%에서 9월 6.2%로 뛰었고 건설투자 역시 같은 기간 -7.2%에서 3.0%로 돌아섰다.

특히 여름에 부진했던 수출이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가 뚜렷하다.

10월 수출은 휴대전화ㆍ반도체가 호조를 보이며 전년 동월 대비 1.2% 늘어난 472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 역시 넉 달만의 증가다.

10월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과 견줘 2.1% 상승하며 3월 이후 2%대 이하의 안정세를 지속했다. 10월 실업률(2.9%)은 9년 만에 2%로 내려왔다.

우리투자증권 박종연 연구원은 “금통위로선 이런 국내 지표 변화가 일시적 현상인지 추세로 나타나는 건지 지켜볼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소비는 아직 냉랭하다. 10월 백화점 매출은 작년 같은 달보다 1.3%, 할인점(대형마트)은 7.4% 각각 감소했다. 신용카드의 국내승인액도 작년 10월보다 9.7% 증가하며 9월(15.7%)보다 둔화했다.

일각에선 연말인데다가 대통령 선거까지 앞두고 있어 한은이 기준금리를 움직이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임희정 연구위원은 “가계부채 등 기준금리의 영향을 받는 불안요인이 상존한다”며 “그간 확실해진 것이 없는 만큼 (한은으로선 당분간)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것이 맞다”고 평가했다.

◇美 재정절벽ㆍ선진국 양적 완화는 통화정책 변수

세계 경제도 반등의 기미가 보인다.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를 기록하며 시장의 예상(1.9%)을 웃돌았다. 9월 소비심리는 2007년 9월 이후 5년 만에 최고였다. 10월 실업률도 두 달 연속 8%를 밑돌았다.

중국 역시 정부 발표 구매관리자지수(PMI)가 10월 50.2로 석 달 만에 기준선 50을 돌파하며 경기가 확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으로 미국의 재정절벽(fiscal cliff) 우려가 더 커진 것은 통화정책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미국이 올해 안에 재정절벽을 피할 가능성이 55%에 불과하다며 재정절벽이 닥치면 미국의 성장률이 내년 -0.9%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렇게 되면 수출 등 우리 경제에 큰 타격이 오며 결국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 SK증권 염상훈 연구원은 “급격한 경기침체가 오며 우리를 비롯한 전 세계가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진국의 양적 완화로 풀린 글로벌 유동성 역시 우려스럽다. 외인 자본이 우리나라로 유입되며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원ㆍ달러 환율이 하락할 개연성이 높아진 탓이다.

이 때문에 한은이 내외금리차를 줄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자본 유출입의 폭을 좁히고 환율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수석연구위원은 “한은은 기준금리를 낮춰서 최근의 원화절상을 부분적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며 “(일부 지적처럼) 연말이라 해서 금리를 내리지 못할 것도 없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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