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경고그림·성분공개…복지부 숙원 풀리나

담배 경고그림·성분공개…복지부 숙원 풀리나

입력 2012-09-05 00:00
수정 2012-09-05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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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증진법 개정안 입법예고…복지부 “국회도 공감할 것”

보건복지부가 흡연에 따른 국민 건강 피해를 줄이기 위해 담뱃갑 흡연경고 그림 삽입과 담배 성분 공개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특히 담뱃갑에 흡연경고 그림을 넣는 것은 지난 18대 국회에서 끝내 처리되지 못한 사안으로, 복지부는 이번에는 이를 반드시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담뱃갑 흡연 경고 그림…세계 23개국 실시중 = 복지부가 5일 발표한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답뱃갑에는 흡연의 신체적 피해를 경고하는 내용의 그림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크기는 앞·뒷·옆면 면적의 50% 이상이어야 한다.

또 ‘저(低) 타르’, ‘라이트’, ‘마일드’ 등 유해성을 과소평가하도록 해 흡연을 유도할 소지가 있는 문구는 담뱃갑에 사용할 수 없다.

이런 규제는 최근 수 년동안 정부와 국회 안에서 계속 논의됐으나 실현되지 못한 묵은 과제다.

지난 20008∼2009년에 흡연경고 그림 의무 표시, 흡연 오도 문구 사용 금지 등 내용을 포함한 국민건강증진법안 개정안이 국회에서 무려 4건이나 발의됐지만, 논의는 제대로 진전되지 않았다.

그림이 혐오감을 줄 수 있고 흡연율 감소 효과가 부족하다는 반론이 제기됐고 담배회사의 로비, 엽연초 농가 수입 감소 우려 등이 더해진 탓이다.

결국 18대 국회가 계류된 개정안들을 처리하지 못하고 문을 닫자, 복지부는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사안이라고 판단하고 직접 건강증진법 개정에 나섰다.

당초 정부는 ‘담배안전 규제 및 흡연예방 법률안(가칭)’이라는 별도 입법을 구상했으나 기존 건강증진법을 고치는 방법이 소요 시간 등의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라 입법 추진 방향을 바꿨다.

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현재 미국, 영국, 브라질, 캐나다, 홍콩, 싱가폴 등 전 세계 23개국에서 담뱃갑에 흡연 경고 그림을 새겨 넣고 있다.

경고 그림의 흡연 억제 효과도 뚜렷하다는 게 정부의 분석이다. 실제로 캐나다의 경우 그림 도입 직전인 2000년 흡연율이 24% 수준이었지만, 2001년 22%로 떨어진 이후에도 계속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첨가제 등 수백가지 담배 성분 공개 = “담배 제품은 지금까지 그 구성 성분이 알려지지 않은 유일한 인간의 소비 품목이다”

로런스 데이튼 미 식품의약국(FDA) 산하 담배제품연구소장의 말처럼 담배는 사람의 몸에 직접 들어와 영향을 미치는 일종의 ‘식품’이지만 흡연자들조차 수 백가지가 넘는 성분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즐기는 매우 이례적인 제품이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이번 건강증진법 개정안을 통해 각종 첨가제를 비롯한 담배의 성분을 관리·규제하고 국민에게 알리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담배 연기에 포함된 타르, 니코틴, 일산화탄소 등 성분을 주기적(반기별)로 측정하고, 담배 제조에 사용된 재료 및 첨가물 이름과 함량을 품목별로 공개하도록 규정한 것이다.

현재 담배 성분에 대한 규정은 복지부 소관의 건강증진법이 아니라 산업 측면에서 담배를 다루는 기획재정부 소관의 담배사업법에 들어 있다. 그러나 이는 니코틴과 타르 등 주요 성분 몇 가지만을 표시토록 규정하고 있을 뿐 첨가제 등 나머지 수많은 성분에 대한 공개 의무 조항이 없다.

이 같은 우리 정부의 움직임은 미국의 전례를 참고한 것이다.

미국은 2009년 6월 담배 제품 제조과정(성분) 등에 관한 규제를 담은 법(Family Smoking Prevention and Tobacco Control Act)을 만들어 담배회사들에 의무적으로 성분을 공개하도록 규정했다.

이 법에 따라 지난해부터 미국 내 주요 담배제조 회사들은 담배의 모든 주요 성분을 FDA에 신고했고, 성분 영향에 대한 자체 연구 결과까지 제출했다. 이들이 사용한 담배 첨가물은 약 600가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우리나라에 진출해 영업하는 필립모리스 등 미국 담배회사는 이런 자국법의 영향으로 한국 소비자 대상 홈페이지에도 수십 가지 성분을 구체적 함량과 함께 자진 공개하고 있다.

반면 국내 담배제조회사들은 담뱃갑에 니코틴·타르와 담배 연기의 6가지 성분만 표시하고 있다.

구체적 담배 성분 공개 범위는 앞으로 시행령과 시행규칙 등을 정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논의될 예정이다.

한국금연운동협의회장인 서홍관 국립암센터 국가암관리사업본부장은 “담배 첨가제는 유해 물질인 니코틴 등의 흡수를 돕고 거부감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담배의 중독성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유해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더구나 첨가제가 연소 과정에서 어떤 유해물질로 변하는지에 대한 연구는 일단 성분이 공개돼야 가능한 만큼 소비자의 알권리와 국민 건강 차원에서 성분 공개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금연 구역 확대 등으로 사회적으로 흡연 피해를 줄이자는 노력과 공감이 커지는 만큼 19대 국회도 이번 건강증진법 개정 취지를 충분히 이해해 줄 것”이라며 원활한 국회 통과를 기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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