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관련주 동반 하락…애플 부품공급사, LG전자 반사이익
미국 법원에서 열린 애플과 특허소송에서 사실상 ‘완패’한 뒤 삼성전자 관련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삼성전자는 특허소송 평결 뒤 첫 거래일인 27일 하루에만 7% 이상 급락해 시가총액이 하루 만에 14조원 가량 줄었다.
반면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회사와 LG그룹 주는 반사 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동반 상승했다.
◇삼성 휴대전화 부품공급 업체 주가 급락
삼성전자는 이날 직전 거래일보다 7.45%(9만5천원) 급락한 118만원에 거래됐다. 삼성전자 우선주도 7.17%(5만4천원) 하락한 69만9천원에 거래됐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187조8천67억원에서 173조8천132억원으로 하루만에 13조9천935억원(7.45%)이 증발했다.
삼성전자 휴대전화에 부품을 납품하는 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았으며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한 삼성그룹주도 충격을 면치 못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삼성그룹 주와 삼성전자 부품업체 주는 많게는 10% 이상 급락했다.
애플과의 특허소송 평결이 삼성전자 부품 업체 주가에 부정적일 영향을 끼칠 것이란 전망에 주가가 일제히 내린 것이다.
삼성전자가 소송 결과에 따라 부품업체들에 단가 인하를 요구하면 결국 부품업체의 수익이 나빠질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삼성 그룹주인 삼성전기(-6.40%), 삼성SDI(-1.74%), 삼성물산(-1.21%), 삼성테크윈(-2.07%)도 일제히 떨어졌다.
이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낙폭이 둔화하긴 했지만, 시가총액은 모두 합해 7천600억 원이 날아갔다.
태평양을 건너온 평결의 여파는 삼성에 스마트폰 관련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들의 주가도 끌어내렸다.
삼성전자에 스마트폰용 인쇄 회로 기판을 공급하는 대덕GDS는 전날보다 5.15% 떨어진 1만2천900원에 거래됐다. 연성 회로기판을 공급하는 비에이치와 플렉스컴도 각각 13.09%, 11.19% 하락했다.
삼성전자에 스마트폰용 터치패널을 공급하는 일진디스플레이(-7.74%), 멜파스(-9.18%)도 급락했고,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자화전자(-11.89%), 파트론(-11.91%), 아이엠(-7.98%), 옵트론텍(-11.26%)도 일제히 하락했다.
삼성전기에서 분사해 삼성전자에 통신주파수 관련 부품인 표면탄성파(SAW)필터를 제공하는 와이솔(-6.36%), 삼성전자에 반도체 부품을 공급하는 덕산하이메탈(-1.49%)도 하락했다.
미국 법원 배심원의 평결 여파가 삼성전자뿐 아니라 우리 증시의 스마트폰 관련주로 전반으로 확대한 셈이다.
◇애플과 LG전자는 반사이익 기대감에 상승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 격으로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회사와 경쟁사인 LG전자는 반사 이익에 대한 기대감에 동반 상승했다.
휴대전화 부문 실적 부진에 시달리던 LG전자는 이번 평결을 계기로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론에 상승했다.
LG전자는 이날 종가 기준으로 직전 거래일보다 2.83% 오르며 3거래일째 상승세를 이어갔고, 애플 제품에 부품을 공급하는 LG디스플레이도 4.26% 올랐다.
LG그룹 지주회사인 LG는 4.64%나 껑충 뛰었으며 LG이노텍(2.30%), LG생활건강(2.48%), LG유플러스(4.25%), LG생명과학(2.73%), LG상사(2.42%), LG화학(0.80%), LG하우시스(2.31%) 등 LG계열사 대부분이 올랐다.
이트레이드증권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미국 특허소송 평결과 관련, 둥글지 않은 사각 모서리 디자인으로 차별성이 높은 LG전자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확대 가능성이 열렸다면서 LG전자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HMC투자증권은 미국 배심원 평결에서 삼성전자가 애플에 완패했지만, 오히려 저점 매수 기회라고 분석했다.
노근창 연구원은 “북미 시장이 마케팅 비용 부담이 커 수익성이 다른 지역보다 나쁘고 오히려 새로운 혁신을 통해 위기 극복이 가시화될 가능성도 크다”며 “이번 조정을 매수 기회로 삼아도 좋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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