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서 사교육비 대는 ‘교육 빈곤층’ 305만명

빚내서 사교육비 대는 ‘교육 빈곤층’ 305만명

입력 2012-08-26 00:00
수정 2012-08-26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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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비 지출 632만 가구중 82만 가구

빚에 허덕이면서도 교육비는 과다하게 지출하는 이른바 ‘교육 빈곤층’(에듀푸어)이 3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부분이 가계부채를 짊어진 평균소득 이하 가구인 만큼 아이들 학원비 부담에 결국 중산층이 붕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 조호정 선임연구원 등은 26일 ‘국내 가구의 교육비 지출 구조 분석’ 보고서에서 “2011년 현재 ‘교육 빈곤층’은 82만4천가구, 가구원은 305만명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자녀 교육비 지출이 있는 것으로 조사된 632만여 가구 중 13%에 해당한다. 40대가 가장 많고 대졸ㆍ중산층이 대다수다.

교육 빈곤층은 ‘부채가 있고 소득보다 지출이 많은 상태임에도 평균보다 많은 교육비를 지출해 빈곤하게 사는 가구’다. 일각에서 ‘에듀푸어(Education Poor)’라고도 한다.

조 연구원에 따르면 교육 빈곤층의 특징은 소득에서 교육비 지출 비중이 과다하게 큰 것이다.

지난해 교육 빈곤층은 월평균 313만원을 벌었다. 자녀 교육비 지출이 있는 전체 가구(이하 전체 교육가구)의 소득 433만4천원에 120만원 모자라는 ‘평균 이하’다.

그러나 교육비는 더 썼다. 전체 교육가구가 평균 51만2천원을 교육비로 지출한 데 반해 교육 빈곤층은 86만8천원을 썼다. 이는 소득의 28.5%다. 전체 교육가구의 소득 대비 교육비 비중 18.1%를 훌쩍 넘는다.

특히 사교육비 부담이 극심했다. 중ㆍ고등학교 자녀의 사교육비 지출은 교육가구 전체에서는 월 48만5천원이었지만 교육 빈곤층은 69만5천원에 달했다.

유치원ㆍ초등학교 사교육비 역시 전체 평균은 25만6천원이지만 교육 빈곤층은 그 두 배 가까운 50만8천원을 지출했다.

가계수지는 당연히 적자다. 교육 빈곤층은 한달에 313만원을 벌지만 381만5천원을 지출한다. 매월 68만5천원 손해다. 애초에 소득은 평균보다 낮은데도 교육비는 오히려 더 쓰기 때문이다.

결국, 의식주 등 생활에 꼭 필요한 지출을 줄이거나 빚을 질 수밖에 없다.

교육 빈곤층의 식료품, 의류, 주거 등 소득 대비 의식주 지출은 29.4%로 평균 32.8%에 못 미쳤다. 보건ㆍ교통ㆍ통신ㆍ기타 지출 등도 평균보다 0.2~2.8%씩 낮다.

대출 이자 지출도 평균 15만2천원으로 전체의 12만7천원보다 많았다. 이는 교육 빈곤층이 전세금이나 주택대출이나 전세금 등 가계부채를 더 많이 갖고 있다는 의미다.

교육 빈곤층의 73.3%인 60만5천 가구가 중산층임을 고려하면 과다한 교육비 때문에 이들이 하위계층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학원비 때문에 중산층이 붕괴하는 것이다.

조 연구원은 “학력 중시 풍조에 가계부채를 끌어안은 가구조차 자녀 교육에 과도한 지출을 해 생활이 빈곤해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초ㆍ중ㆍ고 과정에서 사교육비 부담이 큰 점을 고려해 공교육 내실을 다져 사교육 필요성을 줄이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교육 재정을 확충하고 마이스터고, 특성화고로의 진학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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