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포커스] 29개 기업집단 112개 비은행금융사 ‘소유’ ‘4%룰’땐 수천만株 매각해야

[월요포커스] 29개 기업집단 112개 비은행금융사 ‘소유’ ‘4%룰’땐 수천만株 매각해야

입력 2012-08-20 00:00
수정 2012-08-20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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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금융 금산분리영향 분석

정치권 등의 주장대로 보험·증권 등 제2금융권에도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가 적용되면 삼성에버랜드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은 보유 금융사의 주식 수천만주를 매각해야 할 처지에 놓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비금융 계열사 지분을 갖고 있는 대기업집단 소속 금융사도 29개나 돼 의결권 제한이 추진될 경우 그룹 지배구조에 큰 변화가 올 전망이다.

서울신문이 19일 공정거래위원회의 ‘2012년 대기업집단 주식소유 현황’과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분석한 결과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는 29개 대규모 기업집단은 총 112개의 비은행 금융사를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비은행 금융사란 은행이 아닌 보험, 증권, 카드사 등을 말한다. 삼성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등 11개 금융사를 거느리고 있고 동부·롯데가 각각 10개, 한화 9개, KT 8개, 태광·웅진이 각각 7개, 동양 6개 등이다.

은행에 적용되는 산업자본의 지분 한도를 현행 9%에서 도입 초기 기준인 4%로 강화하자는 안이 나온 것을 감안하면 제2금융권에도 ‘4%룰’이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삼성생명 지분 19.34%(3868만 8000주)를 갖고 있는 삼성에버랜드는 4% 초과분인 3068만 8000주를 매각해야 한다. 지난 17일 삼성생명 종가를 적용하면 2조 9798억원어치다.

삼성카드 지분 35.29%(4339만 3170주)를 갖고 있는 삼성전자도 3847만 4814주를 처분해야 한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현대카드 지분 31.52%와 11.48%를 갖고 있으며 한화건설은 대한생명 지분 24.88%를 갖고 있다. 물론 이들 회사가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면 지분 매각을 피할 수는 있다.

금융사가 비금융 계열사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그룹은 15개 집단으로 분석됐다. 총 29개 금융사가 42개 비금융사에 출자했다. 삼성 산하 5개 금융사는 16개 비금융사 지분을 갖고 있으며 동양이 6개, 현대 4개, 현대차 3개, 한화 3개 등이다. 현재 보험사 등은 비금융 계열사에 대해 15%까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데,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은 의결권 전면 금지를 추진하고 있다.

제2금융권 금산분리를 제안한 김우찬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금융사가 비금융 계열사에 출자하는 것은 결국 총수에 대한 경제력 집중을 가져온다.”며 “대기업이 고객 돈인 금융자본을 통해 다른 산업자본을 소유하는 것을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2012-08-2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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