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새 원전일수록 고장 잦은 게 당연”
신월성 원자력 1호기가 상업운전을 시작한 지 한 달도 안 돼 고장을 일으켜 원자력발전소 관리 체계의 허술함을 드러냈다.이 발전기기는 작년 12월 연료를 장전하고 단계별로 시험 운전 시험을 거쳐 지난달 31일 상업운전을 시작했지만 단 19일만에 고장을 일으켰다.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올해 전력 위기 대응책을 마련하면서 고장을 최소화하고, 고장이 발생하면 신속하게 대응한다는 것을 공급능력 관리 3대 대책 중 하나로 내세웠다.
그럼에도 신월성 1호기를 비롯해 그간 주요 원자력 발전기기가 전력사용 절정기를 전후로 고장을 일으켜 국민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100만㎾급 영광 원전 6호기는 지난달 30일 제어봉 구동장치에 전기를 공급하는 전동발전기의 고장 때문에 정지했다가 이번 달 5일 재가동했다.
영광 2호기는 지난달 31일 펌프 고장으로 12시간가량 출력 하락을 겪기도 했다.
전원 공급 중단 문제 등으로 가동이 중단됐던 고리 1호기는 5개월 만인 이달 6일 재가동에 들어갔지만 가동 합의를 둘러싼 ‘이면합의설’이 나도는 등 후폭풍이 일고 있다.
특히 19일 정지한 신월성 1호기는 시험 운행 중에도 여러 번 고장을 일으켰다.
시운전 일주일만인 올해 2월 초 증기발생기 수위를 조절하는 밸브 제어장치 이상으로 가동이 정지되는 등 상업 운전 전에만 3차례나 운전 중단을 겪었다.
구동을 갓 시작한 최신 발전기기가 고장나자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는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력 피크 기간에 다른 원전에서도 유사한 고장이 발생하면 순환 단전 등 극단적인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그럼에도, 한국수력원자력은 흔히 발생할 수 있는 고장이고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정비나 관리의 문제라기보다는 원자력 기기의 특성상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것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의 한 관계자는 “원자력 발전기기는 적응이 필요하기 때문에 새 것일수록 고장이 잘 난다”며 “새 발전기기가 1년3개월∼1년6개월 정도의 한 주기 동안 고장 없이 운행하기는 매우 어렵고 1∼2년 지나면 안정된다”고 말했다.
지식경제부는 원전의 안전은 기본적으로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관리한다면서도 원인 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관섭 지식경제부 에너지자원실장은 “일반적으로 원자력 발전소가 안정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며 “원전은 조금만 이상하면 정지하게 돼 있는데 ‘나사가 빠져도’ 무리하게 작동하는 것보다는 그게 오히려 안전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단 고장 원인을 빨리 파악해서 재발하지 않게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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