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發 금융위기 오나] 총자산 620조원 보험사들의 고민

[부동산發 금융위기 오나] 총자산 620조원 보험사들의 고민

입력 2012-08-02 00:00
수정 2012-08-02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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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부동산 가치 떨어져 돈 굴려봤자 정기적금 수준

사상 처음으로 총자산 600조원을 돌파한 보험업계가 ‘돈을 굴릴 데가 없어’ 애를 먹고 있다. 장기간 경기 침체로 주식, 부동산 등 자산가치가 하락해 운용 수익률이 은행 정기적금 이자와 비슷해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부동산, 채권, 주식 등 포트폴리오를 짜서 투자하기보단 은행에 예치하는 게 더 낫겠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국내 보험사의 총자산은 620조 4391억원으로 600조원 고지를 넘어섰다. 올해 정부 예산인 약 325조원의 두 배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말 558조 407억원에서 불과 3개월 만에 62조 3984억원이 껑충 뛰어올랐다. 생명보험사가 496조 5784억원, 손해보험사가 123조 8607억원 선이다. 업계는 이처럼 총자산이 증가한 이유를 보험료 증가와 상대적으로 이율이 높은 일시납 연금보험 등에 투자자가 몰린 덕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보험사들은 돈 굴릴 데가 없어 고심 중이다. 초저금리 기조와 경기 침체 때문에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아서다. 보험사들의 자산운용 이익률은 4~5%대에 그쳤다. 1년짜리 정기적금 금리가 3.8~4.0%임을 감안하면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총자산 160조로 가장 규모가 큰 삼성생명은 지난 4월 자산 이익률이 4.1%였다. 알리안츠생명(4.6%), 흥국생명(4.6%), 메트라이프생명(4.8%), AIA생명(4.4%), 라이나생명(4.6%), ING생명(4.9%) 등 절반 이상의 생보사들의 자산 이익률이 4%대에 불과했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동부화재 등 손보업계 ‘빅3’ 역시 자산 이익률이 4% 수준이다.

일부 보험사들은 자산 운용 수익보다 고객에게 지급할 이율이 높아지는 역마진까지 걱정하고 있다. 이에 보험사들은 상품 판매를 축소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공시 이율 4.9%의 ‘위너스 가입 즉시 연금 보험’ 판매를 중단했고 삼성화재는 은행 창구를 통한 일시납 저축성보험 가입을 받지 않기로 했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2012-08-0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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