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오너家, 검찰과의 질긴 악연

SK오너家, 검찰과의 질긴 악연

입력 2011-11-30 00:00
수정 2011-11-30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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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사주 일가와 검찰의 악연이 끈질기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동생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거액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내달 1일 검찰에 소환된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이날 오전 10시 최 부회장을 서울검찰청사에 출석시킨다고 30일 밝혔다.

검찰은 최 부회장을 상대로 그룹 계열사가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투자한 자금을 빼내 선물투자에 사용하도록 지시했는지 등을 캐물을 방침이다.

최 부회장은 최 회장과 SK를 이끄는 ‘투톱’가운데 한 명이다.

최 부회장의 조사 결과에 따라 최 회장이 소환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SK그룹과 검찰과의 ‘인연’은 1994년 8월 시작됐다.

최 회장(당시 ㈜선경 이사대우)은 20여만달러를 미국 캘리포니아주 11개 은행에 분산예치, 외화밀반출 혐의로 부인 노소영 씨와 함께 서울중앙지검에 불려가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이 돈이 최 회장의 월급과 미국에 사는 친인척으로부터 받은 결혼 축의금이라는 최 회장 부부의 주장을 받아들여 무혐의 처리했다.

그러나 최 회장 부부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앙수사부에 의해 1년여만인 1995년 12월에 다시 소환됐다.

이 과정에서 미국 11개 은행에 1년전 분산 예치했던 20만달러는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최 회장의 부친이었던 고 최종현 명예회장도 뇌물공여 혐의로 조사를 받았지만 공소시효가 지나 형사처벌은 면했다.

그러나 2003년 2월 분식회계 사건 등으로 최 회장은 결국 검찰에 구속됐다.

최 회장은 SK글로벌(현 SK네트웍스)의 채무를 줄여 1조5천587억원의 이익을 부풀리는 등 분식회계를 저지른 사실이 적발됐다.

최 회장은 또 그룹 지배권을 확보하려고 자신이 소유한 워커힐호텔 주식과 SK C&C가 보유한 ㈜SK 주식을 부당하게 맞교환 사실도 드러났다.

최 회장은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날 때까지 1년여간 경영에서 손을 떼야 했다.

이번 사건에서는 최 부회장의 검찰 조사 결과에 따라 최 회장의 소환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최 회장의 검찰 소환은 신성장 동력을 갈구하는 SK그룹의 앞날에 중대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정유와 통신 등 근간이었던 두 분야가 성장의 정체를 겪자 하이닉스반도체를 인수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반도체를 ‘제3의 성장축’으로 만드는 그룹의 큰 비즈니스는 공교롭게도 검찰 수사가 공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 이뤄졌다.

최 부회장 선에서 수사가 마무리될지, 최 회장까지 불똥이 튈지 SK 구성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 부회장이 사법처리된다면 최 회장은 당분간 ‘형제 경영’의 한 축을 잃게 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그룹의 계열 분리를 둘러싸고 사촌형제인 최신원 SKC회장-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과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 일각에서는 SKC, SK케미칼, SK가스, SK건설 등을 최신원ㆍ창원 형제의 몫으로 분리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추측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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