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연구원 조사..’19도 대’ 가장 많고 나이 들수록 높아져

소주를 머릿속에 떠올리면 바로 생각나는 알코올 도수는 몇 도일까.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소주 하면 23도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최근 순한 소주 바람이 불면서 국민이 인식하는 소주 알코올 도수가 20도 밑으로 내려갔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주류연구원은 16일 공개한 ‘소주의 도수 정체성 확립 방안 연구’ 보고서에서 국민 1천명을 상대로 소주의 알코올 도수 인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소주에서 연상되는 알코올 도수는 19∼19.9도라는 응답이 20.7%로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다음으로 20∼20.9도가 18.6%였고 18∼18.9도(16.5%), 17∼17.9도(14.0%) 등의 순이었다.

남성(505명)은 연령별로 20대는 19∼19.9도(27.9%), 30대는 18∼18.9도(20.2%)를 가장 많이 꼽았다.

그러나 40대는 19∼19.9도와 20∼20.9도라는 응답이 각각 24.8%로 같았고 50대와 60대는 나란히 20∼20.9도라는 답을 가장 많이 해 나이가 많을수록 생각하는 소주 알코올 도수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성(495명)은 30대까지 19∼19.9도를 가장 많이 꼽았고 40대는 18∼18.9도(20.5%), 50대는 20∼20.9도(22.2%), 60대는 18∼18.9도(21.0%) 등으로 다양했다.

국민이 생각하는 소주의 알코올 도수가 20도 밑으로 내려간 것은 2000년대 중반 이후 19도 소주가 출시돼 주류 시장을 장악하면서 소비자의 입맛을 변화시켰기 때문이다.

소주의 알코올 도수는 1973년 이후 25도가 오랫동안 유지됐지만 1996년 ‘시원’과 ‘화이트’ 등 23도 소주가 출시됐고 2006년 ‘참이슬 후레쉬’(19.8도)와 ‘처음처럼’(19.5도) 등 19도대의 저도 소주가 나왔다.

2007년에는 무학이 16.9도 ‘좋은데이’를 출시해 부산·경남 지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가장 도수가 낮은 소주는 선양의 16.5도 소주 ‘O₂버지니아’다.

전통 소주인 안동소주는 45도, 이강주는 40도로 제조돼 판매되고 있다.

연구원은 와인과 위스키, 보드카 등 외국의 술은 1900년대 초부터 알코올 도수를 엄격히 제한해 술의 특성을 잘 살리고 있지만 소주는 그러지 못해 정체성이 확립돼 있지 않다고 지적하고 소주의 적정 알코올 도수를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