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T코리아 8% 인상..물가 0.01%P 상승효과인상 도미노 우려..KT&G “인상계획 없다”
국내 담배시장 점유율 2위의 BAT코리아가 오는 28일부터 담뱃값을 8% 올리기로 하면서 물가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이에 따라 담뱃값 인상 도미노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BAT코리아는 21일 자료를 통해 “4월28일부터 200원(8%)을 올릴 예정으로, 이에 따라 2천500원짜리 제품은 2천700원이 된다”고 밝혔다. 인상 대상은 던힐, 켄트, 보그 브랜드에 걸쳐 총 21개 품목이다.
이번 인상은 원가 부담 때문이라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신제품은 몰라도 이미 출시된 담뱃값은 세금이나 부담금을 올리는 과정에서 인상해왔기 때문이다.
BAT코리아는 2005년 대비 담배잎 가격이 60%, 인건비가 30%가량 상승하면서 최근 2년간 영업이익이 34%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담뱃값 인상 도미노 현상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정부 관계자는 “BAT를 뺀 나머지는 아직 인상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자칫 담합 소지도 있어 당장 올리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KT&G 측도 “인상을 검토한 적이 없으며 현재로선 인상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외국계 회사들은 BAT의 인상계획 발표 직후 내부적으로 저울질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주시할 대목은 향후 BAT 고객의 이탈 여부다. 향후 담뱃값 인상에도 불구하고 BAT 점유율에 큰 추락이 없을 경우 다른 회사도 인상 대열에 동참할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인상으로 가뜩이나 물가안정이 최우선 과제인 정부로서는 부담이 커졌다.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차지하는 담배의 비중은 1.08%로 꽤 높다. 0.11%인 소주의 10배에 달하고 배추도 0.19%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얼마나 비중이 큰지 알 수 있다.
1.08% 가운데 KT&G는 0.74%, 외국계는 0.34%다.
지난해 국내 시장 점유율은 토종업체인 KT&G가 58%이며 나머지는 BAT 18%, 필립모리스 17%, JTI 7% 등 외국계 3사가 나눠먹고 있다.
이런 물가 가중치와 BAT의 담배시장 점유율, 인상률을 감안해 단순 계산하면 이번 인상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미치는 영향은 0.012%포인트로 추산된다.
만일 다른 담배회사까지 인상에 가세할 경우 여파는 커진다. 모두 동일률로 올릴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086%포인트 밀어올릴 것이라는 게 정부 측 추정이다.
특히 담배는 서민물가의 대표 품목이어서 상징적인 영향이 적지 않다. 2009년 담배 부과금 인상을 추진하다가 중단된 것도 서민 부담 때문이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KT&G는 물가 등 국내 경제 상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가격을 올리진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가격 인상을 자제토록 협조를 구하겠지만, 외국계 회사의 경우 협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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