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人 엇갈린 매매…현물 팔고 선물 사고
국내 금융시장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8일 코스피는 반등에 성공했지만 2,000선 부근에서는 상승 탄력을 잃으며 일진일퇴 공방을 거듭했고, 원ㆍ달러 환율은 하루 만에 하락 반전했다.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도 채권 금리는 되레 내렸다.
중동 정정불안으로 국제 유가가 고공행진을 하는 데다 오는 10일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과 선물ㆍ옵션만기 등 대내 변수가 더해지면서 투자심리가 불안해진 탓으로 보인다.
이날 코스피는 16.05포인트(0.81%) 오른 1,996.32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27포인트 오르며 2,000선을 뚫었으나 장 막판까지 지키지는 못했다.
지난 4일 2,000선을 되찾은 이후로 2,000 부근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신영증권 김세중 이사는 “국제 유가는 여전히 비싸고 ‘중동 사태’가 쉽게 해결되지도 않다보니 증시가 상승의 발판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수가 시원한 반등에 나서지 못한 데에는 외국인의 ‘갈지자’ 행보도 영향을 미쳤다.
외국인은 코스피 선물을 6천733계약, 금액으로 약 9천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는 선물 값을 끌어올려 ‘비싼’ 선물을 팔고 ‘저렴한’ 현물을 사는 프로그램 차익매수로 이어졌지만, 정작 코스피 현물에서는 4천억원가량 팔아치우며 상승폭을 제한했다.
프로그램 매수에는 ‘만기일 효과’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증권 김진영 연구원은 “만기일 물량의 일부를 앞서 처리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아시아권 증시는 대체로 강보합을 나타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약보합권에 머물고 있지만 일본 닛케이평균지수는 0.19%, 대만 가권지수는 0.39% 상승했다.
환율은 전날보다 1.20원 내린 1,118.00에 마감하며 하루 만에 떨어졌다.
금통위에서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원화 강세(환율 하락) 압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피 상승도 환율 하락을 부추겼다.
반면 채권은 한 발짝 더 나아가 ‘금리 변수’를 반대로 해석했다. 이번 금통위에서는 금리가 인상되더라도 앞으로는 추가 인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두면서 금리를 일제히 내렸다.
이날 국고채 3년물은 전날보다 0.02%포인트씩 내린 연 3.90%에 오전장을 마쳤다. 국고채 5년물도 0.02%포인트 하락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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