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좋은 대책 없을까”…대기업은 ‘고민中’

“뭐 좋은 대책 없을까”…대기업은 ‘고민中’

입력 2010-07-28 00:00
수정 2010-07-28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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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 상생협력 세미나로 발빠르게 대응…삼성, 투자·고용·상생협력 점검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을 강조한 이후 주요 대기업들이 가시적인 성과물을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 속에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대기업들은 협력업체와의 상생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경영상의 필요 등에 따라 대규모 투자를 추진해 왔는 데도 정부 차원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자 난감해하면서 추가 대책을 찾기 위해 머리를 쥐어짜고 있다.

 이 대통령의 ‘질타’에 가장 먼저 호응하고 나선 기업은 현대기아차다.

 현대기아차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동반발전할 수 있는 상생전략을 만들라”고 이 대통령이 주문한 이튿날 협력사와 함께 상생협력에 초점을 맞춘 세미나를 열어 협력사의 경쟁력을 키우는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현대기아차 측은 종전에도 수차례에 걸쳐 이런 세미나를 열어왔고,이날도 예정돼 있던 행사라고 했지만 공교롭게도 이 대통령의 지적이 있은 직후 이 행사가 열려 정부 방침에 발 빠르게 대처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특히 평소 1차 협력사로 한정했던 참석 대상을 2차 협력사로까지 확대해 1,2차 협력사 간 상생협의체를 구성한 것은 이 대통령의 의중을 꿰뚫은 것이란 평가다.

 이 대통령은 27일 국무회의에서 “2차,3차 벤더(협력사)로 가면 상생 관계가 덜하기 때문에 거기까지 효과가 미칠 수 있도록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재계 서열 1위인 삼성은 계열사별로 투자,고용,중소기업과의 상생 등 각 부문에서 개선할 점이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올해 삼성전자가 예년보다 훨씬 많은 26조원을 투자하기로 하는 등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왔다고 생각한다”며 추가 개선책을 마련하기 위해 실태를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투자와 고용은 시장과 경영 상황 등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상생협력의 과실이 2,3차 협력업체로 잘 퍼져 나갈 수 있도록 하는 등 당장 성과를 낼 수 있는 협력강화 방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은 이번 주 중 주요 계열사 담당자들이 모여 협력업체들과의 상생협력 추진현황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할 계획이다.

 이 회동에서는 현재 계열사별로 진행 중인 상생협력 방안을 종합적으로 재점검하는 한편 협력업체와의 상생협력을 한층 강화하고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LG그룹은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15조원을 투자하고,연초 계획보다 50% 많은 1만5천명을 채용하기로 하는 등 서민경제를 살리려는 정부정책에 호응하고 있다고 자평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재정상태가 어려운 납품업체에 납품 대금을 선지급하거나 대출 융자를 지원하는 등 그동안 해온 협력업체와의 상생 제도를 지속적으로 시행해 나가면서 추가로 협력업체와의 상생을 강화할 방안이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

 최근 고금리 논란으로 주목받은 롯데캐피탈은 금리 인하를 검토하는 등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신세계는 반기별 2개 협력업체를 선정해 집중적으로 경영 컨설팅을 해주는 프로그램과 납품 계약서를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받도록 하는 ‘신세계 네트워크론’ 등 그동안 꾸려온 상생경영 프로그램을 강화할 계획이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고유영역에 침범해서는 안 된다는 이 대통령의 지적으로 기업형 슈퍼마켓(SSM) 사업을 해온 기업들도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이 사회양극화를 초래한 주범이라는 오해를 받는 것 같아 안타깝지만 각 기업은 정부가 주문하는 방향에 맞추기 위해 여러모로 노력할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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