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절상’ 국내기업 손익은

‘위안화 절상’ 국내기업 손익은

입력 2010-06-22 00:00
수정 2010-06-22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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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과 경쟁 수출업체는 다소 이득 PC기기·생활용품 수입업체 우려

중국의 위안화 절상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국내 기업들의 손익계산서에 관심이 쏠린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과 경쟁 관계에 있는 수출업체들은 위안화 절상으로 다소 이득을 볼 수 있는 반면,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PC주변기기·생활용품 업체들은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특히 중국에 생산공장을 보유한 기업들은 위안화 절상 폭에 따라 수출 채산성이 떨어질 가능성도 엿보인다.

●“위안화 절상 큰 영향 없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위안화 절상 폭이 3% 미만인 만큼 우리 기업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중국 수출품목 중 상당수가 현지공장에서 조립되는 중간재여서 제3국 수출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면서 “하지만 큰 폭의 위안화 절상이 아니면 우려할 만한 상황이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내부적으로 지난달 기업들을 대상으로 위안화 절상에 따른 영향을 조사한 결과, 기업 83.7%가 ‘별 영향이 없다.’고 답했다. 9.7%는 ‘수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응답했고, 6.5%는 ‘수출이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손영기 대한상의 거시경제팀장은 “당시 조사에서 석유화학을 비롯한 선박·기계·자동차부품·정보기술(IT) 등의 업종에서는 영향이 없다고 했으며, 다만 중국과 직접 경쟁하는 국내 생활용품 업체들은 다소 수혜를 볼 것으로 예측됐다.”고 말했다.

이문형 산업연구원 국제산업연구실장도 “위안화 절상이 새로운 이슈가 아닌 데다 인상폭이 소폭에 그칠 것으로 보여 실물 경제에 거의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국내 기업들의 수출 품목을 보면 위안화보다 엔화에 더 많이 영향을 받는 구조”라면서 “민감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기업별 온도차는 있다.’

수출 구조와 중국 내수시장 확보 여부에 따라 기업별로 반응이 엇갈린다. 특히 환리스크에 취약한 중소기업들은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중국에 안정적인 판매처를 확보한 밀폐용기 제조업체 락앤락 측은 “이미 중국 시장에서 상당한 브랜드 인지도를 갖고 있어 위안화 절상이 오히려 기업 전체 매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도 중국 현지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중국에서 자동차를 생산, 전량 중국에서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위안화 절상 등 환율에 의한 영향은 거의 없다고 내다봤다.

반면 조선업계는 중국 내 공장 보유 여부에 따라 반응이 달랐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위안화 절상이 조선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겠지만 중국과 경쟁할 때 가격에서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중국 다롄에 조선소를 둔 STX 측은 “장기적으로는 악영향을 미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계했다.

중국산 수입 비중이 90%에 달하는 PC 및 주변기기 업체들은 걱정이 크다. 위안화 절상분을 판매 가격에 반영해야 하지만 PC 및 주변기기의 판매 마진이 워낙 작다 보니 가격 인상이 쉽지 않아서다. PC 주변기기업체 관계자는 “실제 위안화가 절상되면 올해 2~3% 정도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면서 “중국 대신 타이완 제품의 비중을 높일 예정이지만, 타이완 역시 위안화 영향권에 속해 있다 보니 근본적인 대책은 못 된다.”고 말했다.

김경두·류지영기자 golders@seoul.co.kr
2010-06-2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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