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재정 쇼크] KDI “건설업 부채 100조… 구조조정 서둘러야”

[유럽재정 쇼크] KDI “건설업 부채 100조… 구조조정 서둘러야”

입력 2010-05-07 00:00
수정 2010-05-07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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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개발 기업 90% 자본잠식

90%가 넘는 부동산개발 기업이 자본잠식 상태이며 건설업 전체 부채 규모도 100조원을 넘을 정도로 재무상태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어 구조조정을 통해 부실을 해소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임경묵 연구위원은 6일 ‘건설부문의 재무건전성 악화에 대한 평가’ 보고서에서 최근 건설관련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의 연체율이 확대되는 가운데 건설업체의 대규모 부도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건설업의 재무구조는 건설업의 부채비율이 외환위기 이전 600%를 상회했다가 2006년에는 200% 안팎까지 하락하는 등 상당히 개선돼 왔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시행과 시공이 분리돼 시행사가 대출 또는 PF를 실행함과 동시에 시공사에 지급보증을 하는 구조로 바뀌었다. 이 때문에 시행사 등 부동산 개발업을 포함할 경우 건설업 부채비율이 500% 수준으로 급등하게 됐다.

임 연구위원은 최근 법정관리 대상이 된 성원건설의 경우 자체 재무제표에 표기된 부채는 5414억원이고 부채비율은 300%였으나 지급보증 액수가 무려 9792억원에 달해 실제 재무상태는 최악의 상황으로 조사됐다. 대형 건설사의 경우 도급순위 상위 30개사의 지급보증을 감안한 부채비율은 지난해 293%에 달했다. 건설 관련 대출도 빠르게 늘어나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90년대의 10% 수준에서 2007년 이후 25% 안팎까지 높아졌다.

임 연구위원은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업체들의 매출액 및 부채규모를 점검하기 위해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부실위험이 높은 건설사는 2002년 외부감사 대상 건설업체의 7.1%인 79개사에서 2008년 13%인 232개사로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임 연구위원은 “건설부문의 재무건전성 악화는 상당 기간에 걸쳐 진행된 구조적 문제이므로 구조조정을 통해 해소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2010-05-07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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