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의료보험 불완전판매 중징계

　손해보험사들이 실손의료보험 불완전 판매로 CEO가 문책경고를 받는 등 중징계를 받자 충격에 휩싸였다.

　손보사들은 3차례 이상 부실판매를 한 설계사는 퇴출하는 ‘삼진아웃제’를 도입하는 등 처벌 기준을 강화하는 한편, 완전판매 각오를 다지는 대규모 행사를 개최하고 새 출발을 다짐하고 있다.

　◇ 손보사 충격…일부 격앙

　24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등 10개 주요 손보사는 지난 22일 저녁 늦게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 결정이 나오자 착잡한 분위기 속에서 상세한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금융감독원이 실손보험 부실판매와 관련해 특별검사에 나선지 6개월여만에 드디어 결과가 나온 것이다.

　그동안 마음을 졸여오던 손보사들 가운데 기관주의나 대표이사 주의적 경고로 마무리하게 된 곳은 그나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동부화재와 메리츠화재는 희비가 엇갈렸다.

　회사에 대한 징계가 기관경고에서 기관주의로 수위가 낮아진 것은 다행이지만, CEO 개인에 대한 징계가 문책경고로 한 단계 높아졌기 때문이다.

　메리츠화재의 경우 원명수 부회장이 대표이사로서 더 많은 책임을 질테니 회사에 대한 징계를 완화해달라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가 기관경고를 받으면 인수.합병(M&A)이 제한되는 등 제약이 많고, 경고를 한 차례 더 받으면 영업정지까지 될 수도 있어 부담이 크다.

　그러나 CEO 개인으로서도 문책경고를 받으면 3년간 연임을 못하고 다른 금융회사 임원이 될 수 없기 때문에 타격이 적지 않다.

　원명수 부회장은 임기 만료가 내년 6월로 1년 이상 남았지만 동부화재 김순환 부회장은 당장 오는 6월 물러나야할 처지다.

　이 때문에 동부화재는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김순환 부회장이 투명경영 전도사로서 여러차례 수상하는 등 업적이 있는데도 치명적으로 과중한 처벌을 내린 것은 과도하다는 것이다.

　◇중복가입 안내…완전판매 다짐

　손보업계는 실손보험에 중복으로 가입한 계약자들에게 이중가입 사실을 알려주며 계약 유지의사를 묻고 있다.

　각 손보사가 중복가입된 계약 70만건을 대상으로 지난해 11월부터 방문, 전화, 우편 등으로 안내하고 있고, 손보협회에서는 여러 보험사에 중복가입된 130만건에 대해 작년 12월부터 우편을 보내기 시작해 30만여건을 완료했다.

　또, 회사별로 잇따라 완전판매를 다짐하는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현대해상 서태창 사장은 지난 22일 경기도 광주 하이비전센터에서 열린 확대영업회의에서 “올해는 소비자 보호를 최우선 사항으로 삼고, 완전판매가 정착하는 해를 만들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현대해상은 완전판매를 정착하기 위해 부실 판매율이 높은 설계사는 개선 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3차례 이상 인수금지가 적발되면 퇴출하는 삼진아웃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동부화재는 지난 18일 김순환 부회장이 사내방송에 출연해 완전판매를 강조했고 이어 직원들이 완전판매 서약을 했다.

　동부화재는 부실판매를 한 경우는 책임을 물어 퇴출시키고, 퇴직 후에도 변상금을 회수하는 등 강력히 제재하기로 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15일 대전 유성 리베라 호텔에서 완전판매를 결의하는 영업전략회의를 개최했다. 메리츠화재는 삼진아웃제를 도입해 불완전판매로 3차례 이상 제재받은 설계사는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자는 인사위원회에 회부하도록 했다.

　LIG손보도 지난 8일 수원 LIG인재니움에서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정도 영업 강화를 위한 슬로건 ‘고객 희망지키기’를 공표했다. LIG손보는 완전판매 관련 지표를 별도로 관리하는 한편, 그 결과를 부서 평가와 개인 인사고과에 반영하기로 했다.

　삼성화재도 모든 신규계약에 대해 자필 서명을 하고 상품설명이 제대로 됐는지 확인하고 있으며, 자필 서명이 없는 계약이 있으면 1개월 업무정지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