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출구전략 “TV광고부터 시작해요”

금융권 출구전략 “TV광고부터 시작해요”

입력 2009-09-28 12:00
수정 2009-09-28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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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전격교체·티저 광고… 우울한 금융위기 이미지 지우기

금융권의 광고가 상큼 발랄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겪으며 알게 모르게 쌓였던 우울한 분위기가 싹 가셨다. 광고만큼은 이미 ‘출구전략’(경기 침체기 때 썼던 특단의 조치들을 되돌리는 전략)에 돌입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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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최근 인기가수그룹 ‘소녀시대’를 앞세워 ‘삼촌 팬’의 시선을 TV 앞에 모으고 있다. 보수적인 금융사가 아이들 스타를 모델로 내세운 것은 드문 일이다. 금융의 ‘격’을 의식해 정장을 입혔지만 초미니 턱시도로 각선미란 포인트를 놓치지 않았다. 신한카드가 삼촌 잡기에 나섰다면 국민은행 등 KB금융지주는 이모나 고모 공략에 나섰다. 국민 남동생으로 불리는 탤런트 이승기를 주인공으로 한 광고촬영을 끝내고 개봉시기를 조율 중이다. KB 측은 “가까운 이웃 청년처럼 희망을 주는 이미지를 제공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극비결혼한 국민배우 이영애를 대신할 차기 광고모델을 고심 끝에 최근 찾아낸 신한지주도 다음 달 초 새 광고를 내보낸다. 신한지주 측은 “유재석과 차태현이 함께 출연하며 재미있고 신선한 컨셉트”라고 소개하면서도 주인공 여자모델에 대해서는 끝까지 함구했다. 깜짝 효과를 노리는 작전이다.

현대카드는 신개념 디자인의 버스 승차장을 기부해 자연스러운 광고 효과를 누리는 중이다. ‘광고판에서 광고를 비워버린’ 역발상 마케팅이 눈길을 끈다. 롯데카드는 “김씨, 이씨, 박씨, 조씨~”로 시작하는 티저광고(상품명을 밝히지 않고 호기심을 높이는 광고기법) 이후 복합카드를 소개한 후속 광고 호조로 최근 20만명이 넘는 회원을 유치했다.

다음달 민영화를 앞두고 기존의 무거운 이미지를 털어내려는 산업은행도 이미지 광고에 각별히 공들이고 있다. 얼마 전 8년 만에 부활시킨 TV광고 2탄도 시작했다. ‘산업을 가장 잘 아는 은행’이라는 메시지를 심어주는 것이 목적이다. 산은 관계자는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 분리에 부정적인 일부 여론도 있어 민영화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이라고 설명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2009-09-2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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