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달 개봉 예정 ‘아이 러브 유’ 주연 김남주씨

새달 개봉 예정 ‘아이 러브 유’ 주연 김남주씨

황수정 기자 기자
입력 2001-07-13 00:00
수정 2001-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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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배우를 ‘산소같은 여자’라고 부른다면,김남주(30)는 ‘소다수같은 여자’다.무슨 질문에든 뜸을 들이는 법이없다.‘톡’치면 ‘톡’하고 금세 반응을 돌려주는,보기 드물게 명쾌하고 말 잘하는 배우다.
김남주
김남주
목조주택 몇채가 옹기종기 모인 경기도 용인의 한터 전원마을.오는 8월 25일 개봉예정인 영화 ‘아이 러브 유’(제작뮈토스필름)의 끝부분을 찍는 세트장이다.유난히 고즈넉한공간에서 그는 예상대로 내내 ‘분위기 메이커’다.

“꼭 한번은 하고 싶었던 역할이에요.아껴뒀다가 다음에 마지막 영화로 찍고 싶던 작품유형인데,어쩌다 첫 영화가 됐네요.” 영화는 문희융 감독의 데뷔작이다.네 남녀가 엇갈린 사랑에 가슴 아파하는 감성멜로.그런데 이렇게 뭉뚱그려 정리하면여주인공은 투덜투덜댄다.“그렇게 간단한 사랑이야기가 아닌데….” 너무 애절해 눈물조차 나오지 않는 영화,울고 싶은데 끝내 울지 못할 영화,눈앞이 흐려지고 가슴 멍멍해지는 영화….첫 영화이니 애착이 오죽할까.알듯 모를 듯한 얘기들로 열심히 나름대로 정의를 해보인다.

영화 ‘미인’으로 얼굴을 알린 몸매좋은 남자 오지호가 상대역을 했다.김남주는 결혼을 앞두고 뜻밖의 사랑을 만나 갈등하는 비디오 저널리스트다.

94년 SBS공채로 연예계에 발을 들였으니 올해로 연기생활 7년.TV드라마 한편만 히트해도 당장 영화쪽으로 눈을 돌리는판에,그의 스크린 나들이는 늦은 감이 있다.TV드라마와 영화,어느쪽 연기가 까다롭냐고 물었다.그의 해법은 예상했던 대답과는 거꾸로다.“TV쪽이 더 어렵다는 걸 몸으로 깨닫는 중이에요.방송촬영에서는 분초를 다투잖아요.카메라가 감정이잡히도록 기다려주냐 하면,그게 아니거든요.길고 느린 호흡으로 가는 영화는 배우의 감정이 최상이 되길 기다려주더라구요.” 그러면서 토를 단다.“영화가 만만하단 얘기는 절대 아니에요.엉엉 울지 못하고 슬픔을 속으로 삭여야 하는 연기가 얼마나 어려웠는데요.” 영화를 찍기 시작한 건 지난해 11월부터다.늘어지게 아침잠을 자본 게 언젠지 모른다.MBC 주말극 ‘그여자네 집’ 녹화 때문에 일주일에 나흘은 또 꼼짝없이 방송국에 붙들려 있어야 한다.

선머슴같이 꾸밈이 없다.“긴머리 가발이 덥고 불편하다”며 쓱쓱 머리를 문지르는 그에게 영화 속에서처럼 가슴아픈사랑을 느낀 적 있냐고 물었다.

날쌔게 돌려주는 대답.“그럼요,굉장히 많았죠.” 계산없이확 터뜨리는 웃음소리가 지나가는 소낙비처럼 달고 시원하다.

황수정기자 sjh@
2001-07-1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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