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지서 알품은 공룡화석 발견/미 자연사박물관팀 몽골 고비사막서

둥지서 알품은 공룡화석 발견/미 자연사박물관팀 몽골 고비사막서

신연숙 기자 기자
입력 1996-04-10 00:00
수정 1996-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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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와 공룡의 진화연관성 싸고 논쟁 가열

둥지에서 알을 품고 있는 모습의 공룡화석이 발견돼 공룡의 진화과정과 관련,관심을 끌고 있다.

타임지에 따르면 뉴욕시의 미국 자연사박물관팀은 최근 몽골의 고비사막 공룡화석지대에서 다리로 알을 감싸고 있는 모습이 그대로 보존된 공룡뼈와 알의 화석을 발견했다.타조크기의 육식동물로 오비랍토르라 불리는 이 공룡은 마치 닭처럼 알이 다칠새라 다리를 몸 아래에 감추고 팔로 둥지주위를 둘러싼 모습을 하고 있었다.

고생물학자들은 진화론적 관점에서 공룡과 현대의 새(조류)의 유사점에 대해 수십년째 논쟁을 벌여왔다.다수의 학자들은 유사한 골격구조로 보아 오비랍토르,티라노사우루스 렉스,기타 육식 공룡들은 스테고사우루스나 트리세라톱스등의 초식공룡보다는 조류에 혈통적으로 더 가깝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이에 반대하는 소수파도 만만치 않다.이들은 조류와 공룡사이에는 진화적 관련성이 없으며 외형적인 유사성은 두 동물이 서로 다른 두길을 걷다가 우연히 같은 모양을 갖기에 이르른 것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발견은 조류쪽 학파에 무게를 더해 주는 결과다.이 화석은 이러한 공룡들이 모양만 조류와 같았을 뿐 아니라 행동도 비슷했음을 알려주고 있다.

발굴에 참여한 한 학자는『8천만년전에 죽은 동물들의 생태를 안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면서 『그러나 이화석은 조류가 지구상에 출현하기 전에 이미 알품기 행동이 발달됐음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비랍토르공룡은 돌연한 모래폭풍을 맞아 앉은 채로 보존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공룡이 이같은 자세로 알의 온도를 조절했는지,태양빛을 가렸는지,혹은 약탈자로부터 둥지를 보호하려 했는 지는 알수가 없는 형편이다.

어쨌든 이번 발견으로 공룡과 새가 별로 관련이 없다는 소수파의 주장을 잠재울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는게 전문가들의 말이다.고생물학자들은 한가지 사실을 놓고도 서로 다른 결론을 내는데 장기를 가진 사람들이기 때문이다.〈신연숙 기자〉
1996-04-1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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