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광받던 「파생금융상품」 큰 손실/「재무 위험관리」 새모델 개발 고심/“기업 생사 판가름”… 전담 매니저제 도입 등 열기
미국에서는 지금 기업 및 금융기관의 자산을 안정적으로 운용·보호하는 경영방법인 리스크 매니지먼트(위험관리)에 커다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리스크 매니지먼트의 여러가지 방법 가운데 특히 중요한 수단으로 각광 받았던 파생금융상품(데리버티브)이 지난해 말부터 막대한 손실만 냄으로써 새로운 위험관리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한때 수익률이 수십 %까지 올라가 리스크 매니지먼트 방법으로서 보물단지 대우를 받았던 파생금융상품은 94년 채권시장 폭락으로 회복하기 힘든 타격을 입었다.파생금융상품이란 금융자산의 가치가 짧은 시간에 급격하게 변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위험방지용 금융상품을 말한다.프록터 앤 갬블,깁슨 그리팅스등 파생금융상품을 많이 이용했던 기업들은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이같은 시장반란으로 딜러들도 상처를 받기는 마찬가지였다.모건은행의 파생금융상품 수수료 수입은 지난 한해에만 무려 17% 줄었고 시티뱅크는 9개월 동안 절반으로 떨어졌다.체이스 맨해튼은행은 4·4분기에만 2천만달러의 손해를 보는등 딜러나 기업할 것없이 파생금융상품에 손을 댄 쪽은 한결같이 강펀치를 얻어 맞았다.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혔던 기업과 은행,월스트리트 증권사들은 파생금융상품을 활용한 위험관리가 위험도나 복잡성이 큰 90년대적 상황에서는 부적합하다는 판단에 따라 새로운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세계적인 다국적 제약회사인 머크는 매수합병과 합작에서부터 신약 연구개발비용등과 같은 기업의 새 프로젝트에 따른 위험도를 측정하기 위해 「몬테 카를로 시뮬레이션」이라는 복잡한 수학적 모델을 새로운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프루덴셜 보험사는 92년 미 회계감사협회들로 구성된 「조직보증위원회」가 낸 보고서의 제안을 받아들여 최고경영자와 이사회가 관리철학을 마련하고 말단 직원에까지 이를 확산시키는 쪽을 선택했다.
지난해 상반기동안에만 파생금융상품에서 3천2백만달러를 날린 델 컴퓨터는 회사 자금부를 파생금융상품 시장 투기센터로 활용하던 종래의 정책을 버리고 위험과 비용관리 중심부서로 역할을 수정했다.94년 6월말 금융투자실패로 1억2백만달러의 손실을 본 프록터 앤 갬블은 이사회가 자금및 구매부서 고위급 매니저들로 구성된 「위험관리협의회」(RMC)라는 조직을 구성해놓고 위험에 대처케 하고 있다.
다양한 시나리오하에서 위험도를 점치고 있는 금융계에서는 모건은행이 단연 돋보인다.모건은행은 당일 하오 4시 15분에 외환·이자율·상품시세등을 자세하게 분석한 「4:15 보고서」라는 리스크 측정자료를 작성하고 있다.지난해 10월부터는 이같은 자체 리스크 측정 시스템을 전지구적 기준으로 확립하기 위해 「리스크 매트릭스」라는 이름의 위험관리 프로그램을 만들어 모뎀과 PC를 가진 개인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 은행의 데니스 웨더스톤 회장은 『뭘하든 위험은 감수할 수밖에 없지만 일단 위험을 이해해서 측정하고 해명하면 기업은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새로운 위험관리의 당위를 주장한다.
이같은 새로운 위험관리 프로그램은 고위급 리스크 매니저에 의해 중앙통제감독을 받으며 최고 경영자들이 정한 정책에 따라서 전사적으로 전개된다는 점에서 문서화된 정책없이 비용에만 초점을 뒀던 기존의 방식과는 뚜렷이 구별된다.
이에 따라 전혀 새로운 범주의 새로운 직능인 리스크 전담 매니저가 탄생하며 단순히 주판알만 굴리는 부서로 알려진 재무·회계부서가 구매에서부터 마케팅에 이르는 기업의 전활동에 대해 조언을 제공하는 재무위험관리에 대한 컨설턴트의 역할을 떠맡게 됐다.뿐만 아니라 사내 부정이나 낭비를 찾아 헤매는 「두더지」쯤으로 여겨졌던 감사부서는 기업의 윤리적 규범의 준수여부를 감시·감독하는 책무를 수행하게 됐다.마찬가지로 리스크 매니저들은 기업의 중장기적 명망을 희생하면서 직원 개인의 영달을 허용하는 보상 체계를 감독한다.
이같은 발상은 80년대 탄생한 파생금융상품 중심의 위험관리방식이 90년대들어 수명을 다했으며 효율적인 프로그램 개발이 기업의 생사를 판가름한다는 자각에서 출발했다.물론 아직 옵션을 활용하는 인텔을 비롯해 천연가스 마케팅과 생산자금 조달을 위해 인하우스 상업은행을 설립,스와프등 복잡한 파생금융상품을 애용하고 있는 휴스턴 석유·천연가스 회사인 엔론등과 같은 기업도 많은 것도 사실이다.
효과적인 리스크 매니지먼트는 몬테 카를로 시뮬레이션이나 4:15 보고서 RMC만이 아닐 것이다.정교한 분석법과 컴퓨터 모델의 지원을 받는 이같은 프로그램도 리스크에 민감한 사내 문화가 정착된 환경이라면 재정적 타격의 상처를 치유하는데 보다 빨리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박희순 기자>
미국에서는 지금 기업 및 금융기관의 자산을 안정적으로 운용·보호하는 경영방법인 리스크 매니지먼트(위험관리)에 커다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리스크 매니지먼트의 여러가지 방법 가운데 특히 중요한 수단으로 각광 받았던 파생금융상품(데리버티브)이 지난해 말부터 막대한 손실만 냄으로써 새로운 위험관리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한때 수익률이 수십 %까지 올라가 리스크 매니지먼트 방법으로서 보물단지 대우를 받았던 파생금융상품은 94년 채권시장 폭락으로 회복하기 힘든 타격을 입었다.파생금융상품이란 금융자산의 가치가 짧은 시간에 급격하게 변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위험방지용 금융상품을 말한다.프록터 앤 갬블,깁슨 그리팅스등 파생금융상품을 많이 이용했던 기업들은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이같은 시장반란으로 딜러들도 상처를 받기는 마찬가지였다.모건은행의 파생금융상품 수수료 수입은 지난 한해에만 무려 17% 줄었고 시티뱅크는 9개월 동안 절반으로 떨어졌다.체이스 맨해튼은행은 4·4분기에만 2천만달러의 손해를 보는등 딜러나 기업할 것없이 파생금융상품에 손을 댄 쪽은 한결같이 강펀치를 얻어 맞았다.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혔던 기업과 은행,월스트리트 증권사들은 파생금융상품을 활용한 위험관리가 위험도나 복잡성이 큰 90년대적 상황에서는 부적합하다는 판단에 따라 새로운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세계적인 다국적 제약회사인 머크는 매수합병과 합작에서부터 신약 연구개발비용등과 같은 기업의 새 프로젝트에 따른 위험도를 측정하기 위해 「몬테 카를로 시뮬레이션」이라는 복잡한 수학적 모델을 새로운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프루덴셜 보험사는 92년 미 회계감사협회들로 구성된 「조직보증위원회」가 낸 보고서의 제안을 받아들여 최고경영자와 이사회가 관리철학을 마련하고 말단 직원에까지 이를 확산시키는 쪽을 선택했다.
지난해 상반기동안에만 파생금융상품에서 3천2백만달러를 날린 델 컴퓨터는 회사 자금부를 파생금융상품 시장 투기센터로 활용하던 종래의 정책을 버리고 위험과 비용관리 중심부서로 역할을 수정했다.94년 6월말 금융투자실패로 1억2백만달러의 손실을 본 프록터 앤 갬블은 이사회가 자금및 구매부서 고위급 매니저들로 구성된 「위험관리협의회」(RMC)라는 조직을 구성해놓고 위험에 대처케 하고 있다.
다양한 시나리오하에서 위험도를 점치고 있는 금융계에서는 모건은행이 단연 돋보인다.모건은행은 당일 하오 4시 15분에 외환·이자율·상품시세등을 자세하게 분석한 「4:15 보고서」라는 리스크 측정자료를 작성하고 있다.지난해 10월부터는 이같은 자체 리스크 측정 시스템을 전지구적 기준으로 확립하기 위해 「리스크 매트릭스」라는 이름의 위험관리 프로그램을 만들어 모뎀과 PC를 가진 개인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 은행의 데니스 웨더스톤 회장은 『뭘하든 위험은 감수할 수밖에 없지만 일단 위험을 이해해서 측정하고 해명하면 기업은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새로운 위험관리의 당위를 주장한다.
이같은 새로운 위험관리 프로그램은 고위급 리스크 매니저에 의해 중앙통제감독을 받으며 최고 경영자들이 정한 정책에 따라서 전사적으로 전개된다는 점에서 문서화된 정책없이 비용에만 초점을 뒀던 기존의 방식과는 뚜렷이 구별된다.
이에 따라 전혀 새로운 범주의 새로운 직능인 리스크 전담 매니저가 탄생하며 단순히 주판알만 굴리는 부서로 알려진 재무·회계부서가 구매에서부터 마케팅에 이르는 기업의 전활동에 대해 조언을 제공하는 재무위험관리에 대한 컨설턴트의 역할을 떠맡게 됐다.뿐만 아니라 사내 부정이나 낭비를 찾아 헤매는 「두더지」쯤으로 여겨졌던 감사부서는 기업의 윤리적 규범의 준수여부를 감시·감독하는 책무를 수행하게 됐다.마찬가지로 리스크 매니저들은 기업의 중장기적 명망을 희생하면서 직원 개인의 영달을 허용하는 보상 체계를 감독한다.
이같은 발상은 80년대 탄생한 파생금융상품 중심의 위험관리방식이 90년대들어 수명을 다했으며 효율적인 프로그램 개발이 기업의 생사를 판가름한다는 자각에서 출발했다.물론 아직 옵션을 활용하는 인텔을 비롯해 천연가스 마케팅과 생산자금 조달을 위해 인하우스 상업은행을 설립,스와프등 복잡한 파생금융상품을 애용하고 있는 휴스턴 석유·천연가스 회사인 엔론등과 같은 기업도 많은 것도 사실이다.
효과적인 리스크 매니지먼트는 몬테 카를로 시뮬레이션이나 4:15 보고서 RMC만이 아닐 것이다.정교한 분석법과 컴퓨터 모델의 지원을 받는 이같은 프로그램도 리스크에 민감한 사내 문화가 정착된 환경이라면 재정적 타격의 상처를 치유하는데 보다 빨리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박희순 기자>
1995-02-06 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