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나열식 대화 일관… 생동감 부족
토크쇼의 성공여부는 누가 출연하느냐보다는 어떻게 숨겨진 이야기를 진솔하게 끌어내느냐에 있다.그런 점에서 진행자에게는 때로는 공격적인 자세가,때로는 의표를 찌르는 촌철살인의 기지가 요구되는 것이다.
MBC-TV가 가을개편에 따라 23일 첫선을 보인 새 심야토크쇼「김한길과 사람들」(연출 장덕수)은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시종 「끌려가는」진행으로만 일관,특정인의 「이미지홍보의 장」으로 전락한 느낌이며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진행자의 입을 통해 대신 묻게 한다는 본래적 의미의 토크쇼와는 애초부터 거리가 멀었다.
비교적 자유분방하고 도전적인 스타일로 알려진 진행자 김한길은 이날 최형우 전민자당 사무총장이란 「거물」게스트를 맞았음인지 특유의 순발력있는 입담을 유보한채 악보에 따라 연주하듯 질문다운 질문한번 제대로 못하고 규격화된 모습만 보여줌으로써 기대를 어그려뜨렸다.
기존의 웃고 떠드는 「주변적인」토크쇼에 길들여진 시청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 프로는 일단 차별화된 「교양토크쇼」로서 편안함을 갖게 하기는 했다.그러나 이슈중심의 심도있는 이야기를 끄집어내기 보다는 단순나열식 혹은 전달식의 대화에 의존하려는 경향이 짙어 토크쇼의 생동감을 상실했다.제대로 된 토크쇼라면 이날 진행자는 최의원의 자녀대학부정입학에 관련한 「상황론」피력등에 대해서 최소한 논리적으로 「이야기」해보려는 제스처라도 보였어야 했다.진행자는 응당 동일한 사안을 놓고도 여러 각도에서 조명해보려는 노력을 기울여야하며,경우에 따라서는 출연자와 양보없는 논쟁도 벌여만 토크쇼도 살아있는 것이 될 수 있다고 본다.김한길은 또한 식자로서 빠지기 쉬운 예의 엄숙주의 때문인지 「쇼」진행자로서의 자기연출도 미흡했다는 생각이다.
「김한길의…」은 통상 오락성 토크프로그램의 필수항목이었던 악단이나 기타 스튜디오장치들을 최대한 배제,「인물중심」을 강조했지만 이 역시 과잉연출의 한 단면으로 보인다.심야의 분위기를 살릴 수 있는 세미클래식 밴드쯤은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 단 PC통신을 활용,출연자와 시청자간의 직접 통로를마련한 것등은 시대정신에 부응한 신선한 대목으로 여겨진다.아무튼 이 프로가 탈오락 품격토크쇼로서의 완성도를 높여 TV문화의 총체적 수준향상에 기여했으면 하는 특별한 바람을 갖게하는 것은 사실이다.<김종면기자>
토크쇼의 성공여부는 누가 출연하느냐보다는 어떻게 숨겨진 이야기를 진솔하게 끌어내느냐에 있다.그런 점에서 진행자에게는 때로는 공격적인 자세가,때로는 의표를 찌르는 촌철살인의 기지가 요구되는 것이다.
MBC-TV가 가을개편에 따라 23일 첫선을 보인 새 심야토크쇼「김한길과 사람들」(연출 장덕수)은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시종 「끌려가는」진행으로만 일관,특정인의 「이미지홍보의 장」으로 전락한 느낌이며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진행자의 입을 통해 대신 묻게 한다는 본래적 의미의 토크쇼와는 애초부터 거리가 멀었다.
비교적 자유분방하고 도전적인 스타일로 알려진 진행자 김한길은 이날 최형우 전민자당 사무총장이란 「거물」게스트를 맞았음인지 특유의 순발력있는 입담을 유보한채 악보에 따라 연주하듯 질문다운 질문한번 제대로 못하고 규격화된 모습만 보여줌으로써 기대를 어그려뜨렸다.
기존의 웃고 떠드는 「주변적인」토크쇼에 길들여진 시청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 프로는 일단 차별화된 「교양토크쇼」로서 편안함을 갖게 하기는 했다.그러나 이슈중심의 심도있는 이야기를 끄집어내기 보다는 단순나열식 혹은 전달식의 대화에 의존하려는 경향이 짙어 토크쇼의 생동감을 상실했다.제대로 된 토크쇼라면 이날 진행자는 최의원의 자녀대학부정입학에 관련한 「상황론」피력등에 대해서 최소한 논리적으로 「이야기」해보려는 제스처라도 보였어야 했다.진행자는 응당 동일한 사안을 놓고도 여러 각도에서 조명해보려는 노력을 기울여야하며,경우에 따라서는 출연자와 양보없는 논쟁도 벌여만 토크쇼도 살아있는 것이 될 수 있다고 본다.김한길은 또한 식자로서 빠지기 쉬운 예의 엄숙주의 때문인지 「쇼」진행자로서의 자기연출도 미흡했다는 생각이다.
「김한길의…」은 통상 오락성 토크프로그램의 필수항목이었던 악단이나 기타 스튜디오장치들을 최대한 배제,「인물중심」을 강조했지만 이 역시 과잉연출의 한 단면으로 보인다.심야의 분위기를 살릴 수 있는 세미클래식 밴드쯤은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 단 PC통신을 활용,출연자와 시청자간의 직접 통로를마련한 것등은 시대정신에 부응한 신선한 대목으로 여겨진다.아무튼 이 프로가 탈오락 품격토크쇼로서의 완성도를 높여 TV문화의 총체적 수준향상에 기여했으면 하는 특별한 바람을 갖게하는 것은 사실이다.<김종면기자>
1993-10-2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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