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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제재 비웃듯 9·9·9 ‘핵 도발’… 사드 배치 시위 포석

대북 제재 비웃듯 9·9·9 ‘핵 도발’… 사드 배치 시위 포석

문경근 기자
문경근 기자
입력 2016-09-09 22:50
업데이트 2016-09-09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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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 핵실험 속내는

김정은 올 3월 핵탄두 폭발시험 지시
정권 수립 68년 자축·충성 유도 목적
대북 제재로 침체된 사기 진작 행보

북한이 9일 5차 핵실험을 감행한 것은 정권 수립 68주년(9·9절)을 자축하고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맞서기 위한 행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북한은 이날 조선중앙TV를 통해 발표한 핵무기연구소 명의의 성명에서 “핵탄두 폭발시험이 성과적(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신속하게 전했다. 이에 앞서 우리 합동참모본부는 북한 풍계리 인근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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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탄두 기폭장치 추정 물체 앞에 선 김정은
핵탄두 기폭장치 추정 물체 앞에 선 김정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핵탄두 기폭장치로 추정되는 물체 앞에서 핵무기 연구 부문 과학자, 기술자들을 지도하는 모습으로 지난 3월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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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북한 노동신문이 수소탄 실험 소식과 함께 공개한 김 위원장의 수소탄 실험 명령서 서명 모습과 명령서. 평양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지난 1월 북한 노동신문이 수소탄 실험 소식과 함께 공개한 김 위원장의 수소탄 실험 명령서 서명 모습과 명령서.
평양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입구에서는 최근 들어 미심쩍은 움직임이 지속적으로 포착됐으며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이 언제든 핵실험을 할 수 있다고 보고 동향을 주시해 왔다. 정부 당국은 이미 북한이 핵실험 준비를 마치고 정치적 결심에 따라 언제든 5차 핵실험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왔다. 특히 북한 김정은이 지난 3월 “빠른 시일 내에 핵탄두 폭발시험과 여러 종류의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탄도로켓 시험 발사를 단행하라”고 지시해 연초부터 5차 핵실험 가능성이 예견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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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5차 핵실험 징후?
北 5차 핵실험 징후?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북쪽 입구 근처의 광석 수송 차량과 은폐용 차양 등이 찍힌 위성사진을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가 9일 공개했다.
연합뉴스
김정은의 지시 이후 북한은 탄도미사일 발사시험을 거듭했지만 핵탄두 폭발시험은 미뤄 왔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주체조선의 첫 수소탄의 뇌성으로 장엄한 서막을 열어제낀 역사적인 올해에 다계단으로 일어난 핵무력 강화의 기적적 성과들을 계속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말한 것을 전하면서 “이번 발사훈련은 실전 배치한 성능 개량된 탄도로켓의 비행 안전성과 유도 명중성을 비롯한 신뢰성을 재검열하고 화성포병 부대들의 실전 능력을 판정, 검열하기 위해 진행됐다”고 지난 6일 보도했다. 따라서 이번 핵실험은 김정은의 지시를 이행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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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그동안 북한은 자신들의 핵능력을 신뢰하지 못했다”며 “핵무기를 실전에서 운용할 수 있다는 걸 보여 줄 때까지 핵실험을 계속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이날 1면 사설에서 “공화국은 국제정치 무대에서 주도권을 틀어쥐고 영향력을 당당히 행사하고 있으며 핵무력을 중추로 하는 자위적 국방력도 최첨단 수준으로 계속 힘있게 다져 나가고 있다”고 자찬했다.

또 북한의 정권 수립 68주년을 맞아 체제 결속을 노리고 김정은 정권에 대한 충성을 유도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의 이번 핵실험에는) 정권 수립 기념일을 맞아 북한 내부적인 결속을 추구하는 측면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 대북 소식통도 “북한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침체된 내부 분위기를 일신하기 위해 핵실험을 통한 사기 진작에 나섰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 최근 중국 항저우에서 개최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을 통해 북한 대 국제사회의 구도가 공고해지자 북한이 이에 대한 반발 차원에서 핵실험에 나섰다는 관측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이번 핵실험에 따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추가 대북 제재가 나오면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또 발사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을 겨냥해서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에 강력 반발하는 모양새를 취하는 한편 우리 국민의 안보 불안감을 확산시키기 위한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2016-09-1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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