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 핵실험 속내는
김정은 올 3월 핵탄두 폭발시험 지시정권 수립 68년 자축·충성 유도 목적
대북 제재로 침체된 사기 진작 행보
북한이 9일 5차 핵실험을 감행한 것은 정권 수립 68주년(9·9절)을 자축하고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맞서기 위한 행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북한은 이날 조선중앙TV를 통해 발표한 핵무기연구소 명의의 성명에서 “핵탄두 폭발시험이 성과적(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신속하게 전했다. 이에 앞서 우리 합동참모본부는 북한 풍계리 인근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핵탄두 기폭장치 추정 물체 앞에 선 김정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핵탄두 기폭장치로 추정되는 물체 앞에서 핵무기 연구 부문 과학자, 기술자들을 지도하는 모습으로 지난 3월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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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북한 노동신문이 수소탄 실험 소식과 함께 공개한 김 위원장의 수소탄 실험 명령서 서명 모습과 명령서.
평양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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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5차 핵실험 징후?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북쪽 입구 근처의 광석 수송 차량과 은폐용 차양 등이 찍힌 위성사진을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가 9일 공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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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이날 1면 사설에서 “공화국은 국제정치 무대에서 주도권을 틀어쥐고 영향력을 당당히 행사하고 있으며 핵무력을 중추로 하는 자위적 국방력도 최첨단 수준으로 계속 힘있게 다져 나가고 있다”고 자찬했다.
또 북한의 정권 수립 68주년을 맞아 체제 결속을 노리고 김정은 정권에 대한 충성을 유도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의 이번 핵실험에는) 정권 수립 기념일을 맞아 북한 내부적인 결속을 추구하는 측면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 대북 소식통도 “북한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침체된 내부 분위기를 일신하기 위해 핵실험을 통한 사기 진작에 나섰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 최근 중국 항저우에서 개최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을 통해 북한 대 국제사회의 구도가 공고해지자 북한이 이에 대한 반발 차원에서 핵실험에 나섰다는 관측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이번 핵실험에 따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추가 대북 제재가 나오면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또 발사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을 겨냥해서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에 강력 반발하는 모양새를 취하는 한편 우리 국민의 안보 불안감을 확산시키기 위한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2016-09-10 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