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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사드보복 이면엔 시진핑 1인체제 충성경쟁이 있다”

“中 사드보복 이면엔 시진핑 1인체제 충성경쟁이 있다”

입력 2017-03-05 14:51
업데이트 2017-03-05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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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회 ‘시진핑 핵심’ 시험대…“사드 입장번복=권위훼손 인식”

5일 개막한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작년 업무성과 보고와 올해 중요업무 보고를 모두 ‘시진핑(習近平) 핵심’으로 시작했다.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이라는 구절이 이날 보고 과정에서 6차례나 언급하면서 시진핑 권력의 잠재적 경쟁자로 여겨졌던 리 총리도 사실상 시 주석에게 ‘충성 맹세’를 했다.

위정성(兪正聲·72)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政協) 주석도 3일 업무보고에서 “사상과 정치, 행동 등에서 시진핑 주석을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의 고도 일치를 실현해야 한다”며 시 주석을 중심으로 한 정책 실행을 강조했다.

중국의 최고위 의사결정기구 정치국 상무위원회의 최고령자인 위 주석을 포함한 집단 지도부의 동료들마저 시진핑 권력에 업드린 셈이다.

중국 최대의 연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개막과 함께 강화되는 시진핑 1인 체제 문제는 현재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둘러싼 한중 갈등과 별개의 사안이 되기 어렵다.

양회를 통해 확고한 1인 체제를 다지려는 시 주석이 한국의 사드 배치 반대와 그에 이은 대(對) 한국 제재·보복 조치 결정의 정점에 있기 때문이다. 중국내 한 소식통은 “시진핑 권력강화와 사드 문제 해결은 함수 관계에 있다”며 “시 주석의 1인 권력이 강화될수록 사드 반대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되돌리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오는 가을로 예정된 19차 당 대회를 7∼8개월 앞두고 열리는 양회는 시 주석 1인 권력의 장악력을 측정하는 시험대다.

시 주석은 지난해 10월 제18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8기 6중전회)에서 덩샤오핑(鄧小平), 장쩌민(江澤民)과 같은 반열의 당 중앙 ‘핵심’ 지위를 부여받고 1인 권력기반을 다져가고 있다.

시 주석은 정치국 상무위원회의 최종 인선권까지 거머쥐고 측근들을 요직에 대거 임명하며 친정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2일 ‘인민의 대표 시진핑’이란 제목의 비디오를 공개하고 시 주석이 개인적 고난을 이겨낸 강력한 정치인이자 보통 중국인의 염원을 이해하는 정치인이라며 우상화 직전 단계까지 이르렀다.

이 때문에 양회 개막과 동시에 한국이 사드 부지를 확정하자 전방위에 걸쳐 대(對) 한국 보복·제재 조치를 업그레이드하고 있는 중국의 정책 결정 배경에는 시 주석에 대한 충성 경쟁이 자리잡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최근 도를 넘은 중국의 비이성적 대응 이면엔 사드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천명한 시 주석의 권위를 지켜야 한다는 내부 논리가 작용하고 있어 보인다.

최근 상하이에서 열린 민주평통 한중관계포럼 세미나에 참석한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동북아연구실장은 사드 배치 문제로 한중관계가 심각한 위기에 봉착하고 있는 배경에는 시 주석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막강한 1인 체제를 구축한 시 주석의 사드 반대 입장 표명이 중국이 사드 문제에서 유연성을 발휘하는 데 큰 한계로 작용한다”며 “사드에 관한 시진핑의 복심이 바뀌지 않는 한 중국의 입장 변화나 한중관계 개선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2014년 방한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지난해 9월 항저우(杭州)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당시 미국 및 한국과의 정상회담에서 사드 배치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중국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지난 1월 중국을 방문한 한국 정치인들과 간담회에서도 “시 주석이 3번이나 사드 배치 반대 뜻을 밝힌 것을 굳이 해야 하느냐”며 중국내 민감한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사드 자체의 논리적 타당성에 대한 논란보다 이미 시 주석의 ‘권위’와 관련된 문제가 됐다는 것이다.

“준(準) 단교”, “한국은 있으나 마나 한 국가”, “등에 칼꽂는 배신”, “외과수술식 타격” 등 강성 주장들도 중국 내부의 ‘시진핑 핵심’ 문제와 직결돼 나올 수 있는 발언들이다.

한국의 한 외교소식통은 한때 특사 파견 등 형식을 통해 시 주석이 입장을 바꿀 수 있는 ‘체면 세워주기’(face saving) 방안이 추진됐으나 한국이 정치혼란기를 겪으며 이마저 무위로 그치게 됐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류밍(劉鳴) 상하이 사회과학원 국제문제연구소 교수는 “단순히 ‘체면’과 관련된 문제는 아니다”며 “밑에서 올라오는 분석을 기초로 시 주석은 전략균형의 파기에 따라 국가이익이 훼손된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박병광 실장은 현재 사드 문제 해법에 있어 진단은 나오지만 대안을 실행하기에 적절치 않은 상황이라며 한중간에 사드 대치국면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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