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병 울린 치사한 네다바이꾼

휴가병 울린 치사한 네다바이꾼

입력 2010-02-10 00:00
수정 2010-02-10 16:16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F=지난 14일 새벽, 휴가를 끝내고 귀대중이던 사병 2명이 서울 종로 5가 시외「버스」정류장 부근에서 같은 사나이에게 잇달아 호주머니를 몽땅 털렸어요.

범인은 짙은 갈색「잠퍼」를 입은 45세 가량의 신수가 훤한 사나이라는데 군수사기관원을 사칭하더라는 거야.

A=귀대장병들은 그런 사나이에 조심해야겠군.

E=피해자는 龍奉熏(용봉훈∙30)병장과 李相洙(이상수∙22)일병인데 휴가를 끝내고 집에서 얻어 가던 1만1천원과 9천4백원을 각각 털렸다면서 경찰에 신고. 신고를 받은 경찰관이 여비마저 없어 귀대치 못하게 된 이들에게 각각 1천원씩을 주어 겨우 귀대했어. 제주도가 고향인 용 병장은 이날 새벽 5시 40분쯤 시외「버스」를 타려고 하는데 범인이 접근, 군수품부정유출을 단속한다며 동대문시장 뒷골목으로 데려가 몸을 수색, 호주머니에서 돈이 나오자 『소매치기를 조심해야지.「워커」속에 넣어 두는 게 안전해요』라며 「워커」끈을 풀게 한 뒤 그 속에 돈을 집어 넣어 주더라는 거야. 「워커」끈을 도로 맨 용 병장이 『감사합니다』라며 경례를 붙인 뒤 골목에서 나오자 범인은 마침 그앞을 지나던 이 일병을 붙잡고 또 골목으로 데리고 들어가더라는 거지. 용 병장은 그대로 3백m쯤 걸어 나오다 보니 아무래도 돈을 넣은「워커」가 불편해서 다시 끈을 풀고 돈을 끄집어내 보았더니 신문지를 돈같이 오린 것이 들어있더라지 않아.

달려가 보았으나 이미 범인은 행방불명. 할 수 없이 경찰서로 찾아온 게지. 그 뒤를 따라 똑같은 수법에 속은 이 일병도 찾아왔지.

B=사기꾼 치고도 치사한 놈이군. 하필이면 귀대사병을 울리다니….


[선데이서울 73년 2월 25일호 제6권 8호 통권 제 228호]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5
“도수치료 보장 안됩니다” 실손보험 개편안, 의료비 절감 해법인가 재산권 침해인가
정부가 실손의료보험 개편을 본격 추진하면서 보험료 인상과 의료비 통제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비급여 진료비 관리 강화와 5세대 실손보험 도입을 핵심으로 한 개편안은 과잉 의료 이용을 막고 보험 시스템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평가된다. 하지만 의료계와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국민 재산권 침해와 의료 선택권 제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과잉진료를 막아 전체 보험가입자의 보험료를 절감할 수 있다.
기존보험 가입자의 재산권을 침해한 처사다.
1 / 5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