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키타카·코스타’ 고집… 변화 거부한 스페인 ‘참사’

‘티키타카·코스타’ 고집… 변화 거부한 스페인 ‘참사’

입력 2014-06-16 00:00
수정 2014-06-16 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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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격침됐나

‘무적함대’가 격침됐다. 스페인의 공격은 무뎠고, 수비는 헐거웠다. 네덜란드는 지난 14일 사우바도르의 폰치 노바 경기장에서 끝난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B조 첫 경기에서 스페인을 5-1로 무찔렀다. 4년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 결승에서 당한 패배 이상으로 통렬하게 되갚았다.

황금손도 속수무책… 사상 최장 16m 헤딩슛
황금손도 속수무책… 사상 최장 16m 헤딩슛 한때 세계 3대 골키퍼에 꼽히던 스페인 수문장 이케르 카시야스가 14일 사우바도르의 폰치 노바 경기장에서 끝난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B조 네덜란드와의 1차전 도중 상대 공격수 로빈 판페르시의 헤딩슛이 골망을 흔드는 것을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 골은 기록 측정 이래 최장 거리(16m) 헤딩슛으로 기록됐으며 카시야스는 5실점으로 최악의 날을 경험했다.
사우바도르 AFP 연합뉴스
짧고 정교한 패스로 그라운드를 지배하는 ‘티키타카’ 축구로 세계 정상에 오른 비센테 델 보스케 스페인 감독은 안주했다. 새로운 전술을 고민하지 않았다. 반면 루이스 판할 네덜란드 감독은 세 명의 수비수를 세우는 스리백 전술로 승부수를 던졌다. 수비에 비중을 둔 스리백 전술은 스페인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막 부상에서 회복한 브라질 출신의 공격수 디에고 코스타(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대한 보스케 감독의 고집도 무참한 패배를 불러왔다. 시즌 막판 햄스트링을 다친 코스타는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시즌 마지막 경기와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도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했다. 허벅지 치료에 매달리느라 팀원들과 호흡을 맞출 시간도 부족했다. 코스타는 전반 26분 페널티킥을 유도해낸 것 말고는 별다른 활약이 없었다. 결국, 후반 17분 코스타는 페르난도 토레스(첼시)와 교체됐다.

발이 느린 중앙 수비수를 고집한 것도 패인이었다. 제라르 피케(바르셀로나)와 세르히오 라모스(레알 마드리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중앙 수비수지만 나잇값을 하느라 발이 느렸다. 네덜란드는 이 둘의 약점을 파고들었다. 수비 뒷공간을 활용한 패스로 대량 득점했다.

스페인 언론은 신랄한 비판과 조롱을 쏟아냈다. 일간 엘파이스는 ‘월드컵 참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알아볼 수 없는 지경으로 유린당하며 완패했다”고 원색적으로 성토했다. 축구 전문 매체 아스는 ‘챔피언, 최악의 악몽’이라는 기사에서 “스페인의 수비는 망가진 장난감과 같았다”고 빈정댔다. ‘당혹스러운 첫 경기’라고 점잖게 제목을 단 일간 엘문도도 자국 선수들의 부진을 일일이 나열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2014-06-16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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