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 세트피스는 비밀”

“쉿! 세트피스는 비밀”

입력 2014-06-07 00:00
수정 2014-06-07 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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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 美전훈 첫 비공개 훈련

‘홍명보호’가 이틀간의 비밀작전에 들어갔다.

한국축구대표팀 관계자(오른쪽)와 보안요원이 6일 브라질월드컵 전지훈련지인 미국 마이애미 세인트 토머스대학 축구장 입구에서 팔로 ‘X’자 모양을 만들어 보이며 비공개 훈련임을 강조하고 있다. 마이애미 연합뉴스
한국축구대표팀 관계자(오른쪽)와 보안요원이 6일 브라질월드컵 전지훈련지인 미국 마이애미 세인트 토머스대학 축구장 입구에서 팔로 ‘X’자 모양을 만들어 보이며 비공개 훈련임을 강조하고 있다.
마이애미 연합뉴스
축구대표팀은 미국 마이애미 전지훈련 엿새째인 6일 홍명보 감독의 요청에 따라 세인트 토머스대학 축구장에서 실시된 훈련의 초반 15분만 취재진에 공개한 뒤 비공개 훈련에 돌입했다. 마이애미 입성 뒤 비공개 훈련은 처음이다. 홍 감독이 이틀 동안 훈련장 문을 걸어 잠근 이유는 월드컵 무대에서 사용할 세트피스(프리킥, 코너킥) 전술을 집중적으로 연마하기 위해서다. 대표팀은 그동안 세트피스 훈련과 관련해 “기사에 자세하게 쓰지 말아 달라”고 요청해 왔다. 훈련 내용이 기사를 통해 상대국들에 전달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공이 정지된 상황에서 다양한 작전을 구사하는 세트피스의 키커와 자리 배치, 약속된 움직임 등이 사전에 공개될 경우 위력이 반감된다. 또 객관적 전력에서 밀리는 팀이 강팀을 상대로 골을 터뜨릴 가능성이 큰 기회 중 하나가 세트피스다. 홍 감독이 특별히 보안에 신경 쓰는 이유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오늘과 내일의 훈련이 브라질월드컵의 성패를 가른다고 할 만큼 중요하다. 이틀 동안의 훈련에 대해선 감독의 비공개 훈련 의지가 매우 강하다”고 말했다.

한국은 1986 멕시코월드컵에서 허정무 현 축구협회 부회장이 세트피스 상황에서 골을 넣은 것을 시작으로 7회 대회 연속으로 세트피스 상황에서 11골을 뽑았다. 그러나 홍명보호는 세트피스에 강점을 보이지 못했다. 홍 감독 부임 뒤 치른 15경기에서 15골을 터뜨렸는데 세트피스를 통한 골은 2골에 불과하다.

그동안 홍 감독은 세트피스에 대해 “편하게 득점할 수 있는 방법인데 그러지 못했다.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면서 “수비에서는 상대 패턴을 분석하고, 공격에서는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일 중요한 것은 순간 집중력”이라고 강조해 왔다.

비공개 훈련에는 주전 경쟁에 민감한 선수들의 상황도 고려됐다. 주전조와 비주전조로 나뉘어 훈련이 진행됨에 따라 주전 경쟁의 초반 구도가 외부에 알려질 수 있어 선수들의 사기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게 축구협회의 설명이다. 전술 노출도 막고 선수들의 심리적 부담도 덜어 주자는 뜻이다.

또 발등 부상으로 재활에 열중한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가 이날부터 정상 훈련에 합류, 23명 모두가 모이게 돼 홍 감독으로서는 세트피스 훈련을 위한 최적의 상황을 맞았다. 비밀리에 가다듬은 세트피스는 오는 10일 가나와의 평가전에서 공개된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2014-06-0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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