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징, 원정 첫 16강에 환호
중국 베이징의 교민들이 월드컵 축구대회 사상 첫 원정 16강의 쾌거에 환호했다.
한국과 나이지리아의 월드컵 축구 경기가 열린 23일 베이징에서는 새벽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교민들이 밤잠을 설치며 TV 앞에 모여 ‘대~한민국’을 외치며 태극전사들의 선전에 박수를 보냈다.
우선 붉은악마 T셔츠를 입은 300여명의 한국 대학생들은 한밤중임에도 불구하고 올림픽 주경기장인 냐오차오(鳥巢) 인근의 아오티(奧體)센터에 모여 대형스크린으로 경기중계를 보며 열띤 응원을 펼쳤다.
전반 초반 한국이 첫 골을 허용하면서 불안하게 출발했으나 응원단은 실망하지 않고 한국팀을 열렬히 응원했고 전반 38분 이정수의 동점골이 터지자 아오티센터는 떠나갈 듯한 함성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후반 시작 직후 박주영이 그림같은 프리킥으로 역전골을 성공시키자 응원단은 사상 첫 원정 16강을 예감하며 태극전사들의 선전에 박수를 보냈다.
응원단은 나이지리아에 페널티킥 동점골을 내줄 때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지만 결국 2대2 무승부로 경기가 끝나자 환호성을 지르며 첫 원정 16강의 쾌거를 축하했다.
대형 스크린 TV가 설치된 한국식당의 정원에서도 그리스 및 아르헨티나와의 경기 때보다 숫자는 적었지만 교민과 주재원들이 합동 응원을 펼쳤고 일부 식당과 주점 등도 밤샘 영업을 통해 교민들에게 응원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했다.
상당수 교민들은 경기시간이 한밤중인 탓에 집에서 위성TV로 경기를 지켜보며 뜬 눈으로 밤을 새웠다.
직장에 다니는 교민들 중에는 전날 퇴근 직후 일찍 귀가해 축구 경기시간에 알람을 맞춰 놓고 미리 잠을 청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도쿄의 새벽 뒤흔든 ‘대∼한민국’
23일 새벽 한국의 월드컵 16강 진출이 확정되는 순간 한국 식당들이 몰려있는 도쿄 신오쿠보 지역 일대는 ‘대∼한민국’을 연호하는 뜨거운 함성으로 뒤덮였다.
목이 터저라 응원을 하던 붉은악마들은 서로를 부둥켜안았고,교민들은 너나없이 하나가 되어 감격을 나눴다.
☞[화보]해냈다! 16강!…한국-나이지리아전
☞[화보]“행복하다”…대한민국 드디어 ‘원정 첫 16강 진출!!’
비가 뿌리는 궂은 날씨에도 아랑곳없이 신오쿠보 지역 한국 식당가엔 약속이나 한듯 이날 새벽 3시전부터 교민들이 몰려들기 시작했고,식당안이나 거리 등 TV 중계방송이 보이는 곳에서 20∼100여명씩 자연스럽게 하나로 뭉쳐 ‘대∼한민국’을 연호했다.
한국 월드컵팀의 12번째 태극전사인 붉은악마 일본지부(회장 이문규.28)는 이 지역 한식당인 ‘한류관’에서 100여명의 회원들이 모여 한국의 16강 진출을 기원하는 뜨거운 함성을 토해냈다.
이 회장은 “붉은악마 회원들이 새벽잠을 반납하고 응원전에 나섰다”면서 “한국이 16강 진출의 쾌거를 이뤄 한없이 기쁘다”고 말했다.
식당의 의자를 모두 치우고 붉은악마들에게 응원장소로 통째로 내준 한류관 점장 정지영씨(30)는 “교민들의 응원열기가 태극전사들에게 힘과 기를 넣어준 것 같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새벽 일찍 일어나 친구들과 함께 응원전에 나선 김성규군(17)은 “응원 함성을 지르느라 목이 쉬어 말이 잘 안나온다”면서 “잠을 설쳐 오늘 수업이 힘들겠지만 대한민국 국민인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안전사고 예방 등을 위해 이 지역 일대에 배치된 도쿄 경찰은 잠을 자지않고 뛰쳐나와 함성을 쏟아내는 한국 교민들의 응원 열기를 놀라워했다.
●유럽 전역서 교민들 ‘대~한민국’
재유럽 교포,유학생,주재원에서 80대 영국의 한국전 참전 노병까지 하나가 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한국대 나이지리아의 경기가 열린 22일 저녁 유럽 전역에서는 한국 국가대표 축구팀의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자축하는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런던=‘대~한민국’을 외치는 80대 영국 노병들의 목소리에는 잉글랜드팀을 응원할 때만큼이나 힘이 실려 있었다.
60년전 자신들의 청춘을 바쳐 대한민국을 지켜냈다는 자부심 때문인지 몸짓에서는 진한 애정이 묻어났다.
이날 오후 6시(현지 시간) 6·25전쟁에 참전했던 영국 노병 3명이 런던 도심 트라팔가 광장 옆 주영한국문화원을 찾았다.
주영한국대사관(대사 추규호)이 6·25 발발 60주년을 맞아 참전 노병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고 양국간 유대를 강화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한 조촐한 자리였다.
문화원 측이 정성스레 준비한 밥,김치,불고기,떡 등 한국 음식으로 저녁식사를 마친 노병들은 문화원 로비 특별석에 앉았다.
이들은 붉은색 막대 풍선을 들고 한국의 젊은 학생들과 목이 터져라 ‘대~한민국’을 응원했다.
전반 초반 한국팀의 실점에 이어 만회골과 역전골이 터지자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났고 다시 동점골을 허용하자 안타까운 마음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존 노리스씨는 “함께 모인 젊은이들의 열화와 같은 응원에 즐거웠고 한국인들의 열정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갓프레이 에반스씨는 “대한민국이 놀랍게 발전한 만큼 축구 실력도 높아졌다”면서 “잉글랜드도 조별리그를 통과했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때마침 문화원에서 열리고 있는 6.25 특별전시회인 ‘과거로부터 온 선물(Present from the Past:60th Commemoration of the Korean War)’이 노병들을 반갑게 맞았다.
비무장지대가 지상낙원으로 비치는 이상엽의 사진,적외선 망원경으로 본 비무장지대를 유토피아로 해석한 이세현의 회화,참전용사 부인과 딸의 평범한 일요일 점심 식사 장면을 담은 이수진의 디지털 드로잉...
노병들은 전쟁을 겪어보지 못한 한국의 젊은 현대 작가 40명이 참전용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뜻에서 특별히 제작해 기증한 작품들을 보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영국은 6.25 당시 모두 5만6천여명의 병력을 보냈으며 1천78명이 숨지고 3천여명이 부상했다.
◇제네바=우리나라 대표팀이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원정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 교민들은 목이 터져라 ‘대~한민국’을 외쳤다.
주 제네바 대표부 강당에서 대형 화면을 통해 경기를 지켜보던 박상기 대사 등 대표부 직원들과 교민 등 300여 명은 이정수의 헤딩골과 박주영의 프리킥골이 터지자 서로 얼싸안고 제자리에서 껑충 뛰어오르며 기쁨을 만끽했다.
또 나이지리아의 결정적인 슈팅이 골대를 빗나갈 때마다 가슴을 쓸어내리는 안도의 한숨이 강당을 메웠다.
비록 나이지리아의 만회골로 경기가 무승부로 끝났지만,첫 원정 16강 진출의 위업을 달성했다는 짜릿함은 줄어들지 않았다.
붉은 티셔츠를 입은 교민들은 같은 시간대에 벌어지는 아르헨티나와 그리스의 경기에서 아르헨티나가 골을 넣을 때마다 마치 우리팀이 골을 넣은 것처럼 환호성을 지르며 즐거워했다.
한국인 친구와 함께 경기를 관전하러 온 나이지리아 청년은 녹색 유니폼을 입고 왔다가 경기 중간에 친구가 선물한 한국팀 유니폼으로 갈아입기도 했다.
태극기를 몸에 감고 응원에 나선 교민 이해성(16)군은 ”이기지 못해 아쉽기는 하지만 원정 16강에 진출해 너무 좋다”며 ”“내일 학교에 가서 다른 나라 친구들에게 자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베를린=독일 수도 베를린의 곳곳에서도 많은 교민이 손에 땀을 쥐며 한국과 나이지리아의 경기를 지켜봤다.
붉은 악마 T셔츠를 입은 교민과 유학생,주재원들은 ‘대~한민국’을 외치며 힘찬 응원을 펼쳤으며 경기가 소강상태에 들어갈 때마다 한국이 16강에 진출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확인하기 위해 아르헨티나-그리스 전에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2대2로 진행되던 경기 막판 나이지리아가 한 골만 더 넣을 경우 한국이 탈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 가운데 나이지리아의 막판 공세가 거세지자 긴장된 모습이 역력했으나 종료 휘슬과 함께 맥주잔을 부딪치며 승리를 자축했다.
베를린 거주 동포 2세의 모임인 ‘한가람’ 회원들과 유학생 등 200여명은 이날 시내 복합 문화공간인 ‘플래툰’에 모여 응원을 펼쳤으며 다른 교민과 주재원들도 한식당이나 스포츠 카페 등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한국의 승리를 기원했다.
한 교민은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원정 16강 진출의 위업을 달성한 선수들이 자랑스럽다”면서 “수비를 조금 더 보완할 경우 우루과이를 꺾고 8강에도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태극전사들이 사상 첫 원정대회 16강 진출의 위업을 달성한 이날 파리 도심의 에펠탑 건너편 광장은 한국 교민들이 뿜어낸 응원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경기가 시작되기 1시간 전부터 붉은 티셔츠 등을 입고 응원을 준비하려는 교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샤이오 궁과 에펠탑 사이의 야외 광장은 붉은색 물결로 뒤덮였다.
1천여명의 현지 교민과 주재원,유학생 등은 가족,친구 등과 함께 광장 중앙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앞에 모여 열띤 응원전을 펼친 뒤 2대2로 경기가 종료되자 서로 얼싸안으며 원정 첫 16강 진출의 감격을 나눴다.
태극전사 응원에는 태극문양의 페이스 페인팅을 한 파리지앵들도 곳곳에서 가세해 열기를 한껏 돋웠다.
가족들과 함께 응원에 나선 대기업 주재원 김모(41)씨는 “파리 도심에서 교민들과 어우러져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에 성공한 태극전사들을 응원했다는 것이 너무 자랑스럽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부다페스트=한국 대표팀이 22일(현지시각) B조 조별리그 최종경기 나이지리아와 숨막히는 경기를 펼치자 헝가리 교민과 주재원들은 목청껏 ‘대~한민국’을 외치며 우리 선수들을 응원했다.
부다페스트 시내 안젤리카 식당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 앞에는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교민과 헝가리를 찾은 관광객,그리고 헝가리 시민 등 100여명이 모여 빨간색 막대 풍선을 두들기며 우리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했다.
특히 이 자리에는 휴가차 본국을 찾은 미클로쉬 렌젤 주한 헝가리 대사 부부가 ‘다시 한번 대~한민국’이라는 문구가 쓰인 붉은 악마 티셔츠를 입고 참석해 한국 교민들보다 더 열렬한 응원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평소 축구를 즐기는 렌젤 대사는 거의 전문가에 가까운 식견을 바탕으로 한국팀의 전략을 분석하는 한편 한국팀이 골을 넣을 때마다 함께 자리한 서정하 주헝가리 대사와 연방 하이파이브를 하며 기뻐했다.
경기 내내 가슴을 졸이며 지켜본 교민들은 “한국팀이 나이지리아와 비겼지만 경기 내용은 사실상 이긴 경기”라며 한국팀 승리를 기뻐했다.
연합뉴스 종합
중국 베이징의 교민들이 월드컵 축구대회 사상 첫 원정 16강의 쾌거에 환호했다.
한국과 나이지리아의 월드컵 축구 경기가 열린 23일 베이징에서는 새벽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교민들이 밤잠을 설치며 TV 앞에 모여 ‘대~한민국’을 외치며 태극전사들의 선전에 박수를 보냈다.
우선 붉은악마 T셔츠를 입은 300여명의 한국 대학생들은 한밤중임에도 불구하고 올림픽 주경기장인 냐오차오(鳥巢) 인근의 아오티(奧體)센터에 모여 대형스크린으로 경기중계를 보며 열띤 응원을 펼쳤다.
전반 초반 한국이 첫 골을 허용하면서 불안하게 출발했으나 응원단은 실망하지 않고 한국팀을 열렬히 응원했고 전반 38분 이정수의 동점골이 터지자 아오티센터는 떠나갈 듯한 함성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후반 시작 직후 박주영이 그림같은 프리킥으로 역전골을 성공시키자 응원단은 사상 첫 원정 16강을 예감하며 태극전사들의 선전에 박수를 보냈다.
응원단은 나이지리아에 페널티킥 동점골을 내줄 때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지만 결국 2대2 무승부로 경기가 끝나자 환호성을 지르며 첫 원정 16강의 쾌거를 축하했다.
대형 스크린 TV가 설치된 한국식당의 정원에서도 그리스 및 아르헨티나와의 경기 때보다 숫자는 적었지만 교민과 주재원들이 합동 응원을 펼쳤고 일부 식당과 주점 등도 밤샘 영업을 통해 교민들에게 응원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했다.
상당수 교민들은 경기시간이 한밤중인 탓에 집에서 위성TV로 경기를 지켜보며 뜬 눈으로 밤을 새웠다.
직장에 다니는 교민들 중에는 전날 퇴근 직후 일찍 귀가해 축구 경기시간에 알람을 맞춰 놓고 미리 잠을 청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도쿄의 새벽 뒤흔든 ‘대∼한민국’
23일 새벽 한국의 월드컵 16강 진출이 확정되는 순간 한국 식당들이 몰려있는 도쿄 신오쿠보 지역 일대는 ‘대∼한민국’을 연호하는 뜨거운 함성으로 뒤덮였다.
목이 터저라 응원을 하던 붉은악마들은 서로를 부둥켜안았고,교민들은 너나없이 하나가 되어 감격을 나눴다.
<월드컵> 도쿄의 새벽 뒤흔든 ‘대∼한민국’
(도쿄=연합뉴스) 김종현 특파원 = 23일 새벽 한국의 월드컵 16강 진출이 확정되는 순간 한국 식당들이 몰려있는 도쿄 신오쿠보(新大久保) 지역 일대는 ‘대∼한민국’을 연호하는 뜨거운 함성으로 뒤덮였다.
(도쿄=연합뉴스) 김종현 특파원 = 23일 새벽 한국의 월드컵 16강 진출이 확정되는 순간 한국 식당들이 몰려있는 도쿄 신오쿠보(新大久保) 지역 일대는 ‘대∼한민국’을 연호하는 뜨거운 함성으로 뒤덮였다.
☞[화보]해냈다! 16강!…한국-나이지리아전
☞[화보]“행복하다”…대한민국 드디어 ‘원정 첫 16강 진출!!’
비가 뿌리는 궂은 날씨에도 아랑곳없이 신오쿠보 지역 한국 식당가엔 약속이나 한듯 이날 새벽 3시전부터 교민들이 몰려들기 시작했고,식당안이나 거리 등 TV 중계방송이 보이는 곳에서 20∼100여명씩 자연스럽게 하나로 뭉쳐 ‘대∼한민국’을 연호했다.
한국 월드컵팀의 12번째 태극전사인 붉은악마 일본지부(회장 이문규.28)는 이 지역 한식당인 ‘한류관’에서 100여명의 회원들이 모여 한국의 16강 진출을 기원하는 뜨거운 함성을 토해냈다.
이 회장은 “붉은악마 회원들이 새벽잠을 반납하고 응원전에 나섰다”면서 “한국이 16강 진출의 쾌거를 이뤄 한없이 기쁘다”고 말했다.
식당의 의자를 모두 치우고 붉은악마들에게 응원장소로 통째로 내준 한류관 점장 정지영씨(30)는 “교민들의 응원열기가 태극전사들에게 힘과 기를 넣어준 것 같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새벽 일찍 일어나 친구들과 함께 응원전에 나선 김성규군(17)은 “응원 함성을 지르느라 목이 쉬어 말이 잘 안나온다”면서 “잠을 설쳐 오늘 수업이 힘들겠지만 대한민국 국민인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안전사고 예방 등을 위해 이 지역 일대에 배치된 도쿄 경찰은 잠을 자지않고 뛰쳐나와 함성을 쏟아내는 한국 교민들의 응원 열기를 놀라워했다.
●유럽 전역서 교민들 ‘대~한민국’
재유럽 교포,유학생,주재원에서 80대 영국의 한국전 참전 노병까지 하나가 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한국대 나이지리아의 경기가 열린 22일 저녁 유럽 전역에서는 한국 국가대표 축구팀의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자축하는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런던=‘대~한민국’을 외치는 80대 영국 노병들의 목소리에는 잉글랜드팀을 응원할 때만큼이나 힘이 실려 있었다.
60년전 자신들의 청춘을 바쳐 대한민국을 지켜냈다는 자부심 때문인지 몸짓에서는 진한 애정이 묻어났다.
이날 오후 6시(현지 시간) 6·25전쟁에 참전했던 영국 노병 3명이 런던 도심 트라팔가 광장 옆 주영한국문화원을 찾았다.
주영한국대사관(대사 추규호)이 6·25 발발 60주년을 맞아 참전 노병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고 양국간 유대를 강화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한 조촐한 자리였다.
문화원 측이 정성스레 준비한 밥,김치,불고기,떡 등 한국 음식으로 저녁식사를 마친 노병들은 문화원 로비 특별석에 앉았다.
이들은 붉은색 막대 풍선을 들고 한국의 젊은 학생들과 목이 터져라 ‘대~한민국’을 응원했다.
전반 초반 한국팀의 실점에 이어 만회골과 역전골이 터지자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났고 다시 동점골을 허용하자 안타까운 마음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존 노리스씨는 “함께 모인 젊은이들의 열화와 같은 응원에 즐거웠고 한국인들의 열정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갓프레이 에반스씨는 “대한민국이 놀랍게 발전한 만큼 축구 실력도 높아졌다”면서 “잉글랜드도 조별리그를 통과했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때마침 문화원에서 열리고 있는 6.25 특별전시회인 ‘과거로부터 온 선물(Present from the Past:60th Commemoration of the Korean War)’이 노병들을 반갑게 맞았다.
비무장지대가 지상낙원으로 비치는 이상엽의 사진,적외선 망원경으로 본 비무장지대를 유토피아로 해석한 이세현의 회화,참전용사 부인과 딸의 평범한 일요일 점심 식사 장면을 담은 이수진의 디지털 드로잉...
노병들은 전쟁을 겪어보지 못한 한국의 젊은 현대 작가 40명이 참전용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뜻에서 특별히 제작해 기증한 작품들을 보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영국은 6.25 당시 모두 5만6천여명의 병력을 보냈으며 1천78명이 숨지고 3천여명이 부상했다.
◇제네바=우리나라 대표팀이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원정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 교민들은 목이 터져라 ‘대~한민국’을 외쳤다.
주 제네바 대표부 강당에서 대형 화면을 통해 경기를 지켜보던 박상기 대사 등 대표부 직원들과 교민 등 300여 명은 이정수의 헤딩골과 박주영의 프리킥골이 터지자 서로 얼싸안고 제자리에서 껑충 뛰어오르며 기쁨을 만끽했다.
또 나이지리아의 결정적인 슈팅이 골대를 빗나갈 때마다 가슴을 쓸어내리는 안도의 한숨이 강당을 메웠다.
비록 나이지리아의 만회골로 경기가 무승부로 끝났지만,첫 원정 16강 진출의 위업을 달성했다는 짜릿함은 줄어들지 않았다.
붉은 티셔츠를 입은 교민들은 같은 시간대에 벌어지는 아르헨티나와 그리스의 경기에서 아르헨티나가 골을 넣을 때마다 마치 우리팀이 골을 넣은 것처럼 환호성을 지르며 즐거워했다.
한국인 친구와 함께 경기를 관전하러 온 나이지리아 청년은 녹색 유니폼을 입고 왔다가 경기 중간에 친구가 선물한 한국팀 유니폼으로 갈아입기도 했다.
태극기를 몸에 감고 응원에 나선 교민 이해성(16)군은 ”이기지 못해 아쉽기는 하지만 원정 16강에 진출해 너무 좋다”며 ”“내일 학교에 가서 다른 나라 친구들에게 자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베를린=독일 수도 베를린의 곳곳에서도 많은 교민이 손에 땀을 쥐며 한국과 나이지리아의 경기를 지켜봤다.
붉은 악마 T셔츠를 입은 교민과 유학생,주재원들은 ‘대~한민국’을 외치며 힘찬 응원을 펼쳤으며 경기가 소강상태에 들어갈 때마다 한국이 16강에 진출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확인하기 위해 아르헨티나-그리스 전에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2대2로 진행되던 경기 막판 나이지리아가 한 골만 더 넣을 경우 한국이 탈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 가운데 나이지리아의 막판 공세가 거세지자 긴장된 모습이 역력했으나 종료 휘슬과 함께 맥주잔을 부딪치며 승리를 자축했다.
베를린 거주 동포 2세의 모임인 ‘한가람’ 회원들과 유학생 등 200여명은 이날 시내 복합 문화공간인 ‘플래툰’에 모여 응원을 펼쳤으며 다른 교민과 주재원들도 한식당이나 스포츠 카페 등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한국의 승리를 기원했다.
한 교민은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원정 16강 진출의 위업을 달성한 선수들이 자랑스럽다”면서 “수비를 조금 더 보완할 경우 우루과이를 꺾고 8강에도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태극전사들이 사상 첫 원정대회 16강 진출의 위업을 달성한 이날 파리 도심의 에펠탑 건너편 광장은 한국 교민들이 뿜어낸 응원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경기가 시작되기 1시간 전부터 붉은 티셔츠 등을 입고 응원을 준비하려는 교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샤이오 궁과 에펠탑 사이의 야외 광장은 붉은색 물결로 뒤덮였다.
1천여명의 현지 교민과 주재원,유학생 등은 가족,친구 등과 함께 광장 중앙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앞에 모여 열띤 응원전을 펼친 뒤 2대2로 경기가 종료되자 서로 얼싸안으며 원정 첫 16강 진출의 감격을 나눴다.
태극전사 응원에는 태극문양의 페이스 페인팅을 한 파리지앵들도 곳곳에서 가세해 열기를 한껏 돋웠다.
가족들과 함께 응원에 나선 대기업 주재원 김모(41)씨는 “파리 도심에서 교민들과 어우러져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에 성공한 태극전사들을 응원했다는 것이 너무 자랑스럽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부다페스트=한국 대표팀이 22일(현지시각) B조 조별리그 최종경기 나이지리아와 숨막히는 경기를 펼치자 헝가리 교민과 주재원들은 목청껏 ‘대~한민국’을 외치며 우리 선수들을 응원했다.
부다페스트 시내 안젤리카 식당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 앞에는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교민과 헝가리를 찾은 관광객,그리고 헝가리 시민 등 100여명이 모여 빨간색 막대 풍선을 두들기며 우리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했다.
특히 이 자리에는 휴가차 본국을 찾은 미클로쉬 렌젤 주한 헝가리 대사 부부가 ‘다시 한번 대~한민국’이라는 문구가 쓰인 붉은 악마 티셔츠를 입고 참석해 한국 교민들보다 더 열렬한 응원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평소 축구를 즐기는 렌젤 대사는 거의 전문가에 가까운 식견을 바탕으로 한국팀의 전략을 분석하는 한편 한국팀이 골을 넣을 때마다 함께 자리한 서정하 주헝가리 대사와 연방 하이파이브를 하며 기뻐했다.
경기 내내 가슴을 졸이며 지켜본 교민들은 “한국팀이 나이지리아와 비겼지만 경기 내용은 사실상 이긴 경기”라며 한국팀 승리를 기뻐했다.
연합뉴스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