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新풍속도] 광장→축제→그린 지구촌 이슈로 진화

[월드컵 新풍속도] 광장→축제→그린 지구촌 이슈로 진화

입력 2010-06-15 00:00
수정 2010-06-15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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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달라진 응원문화 키워드

# 거리응원을 위해 지난 1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로 향했던 김찬석(39)씨 부부. 이들은 붉은악마 홈페이지에서 ‘친환경 응원’을 펼쳐달라는 글을 보고 4년 전 입었던 붉은악마 로고의 티셔츠를 찾아입었다. 남은 두 장의 붉은 색 티셔츠는 붉은악마 서울지부를 통해 제3세계에 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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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월드컵 한국 대 그리스의 경기가 열린 1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앞 영동대로에서 거리응원을 벌인 붉은악마들이 해산 직전 쓰레기를 직접 모아 봉투에 담고있다. 연합뉴스
남아공월드컵 한국 대 그리스의 경기가 열린 1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앞 영동대로에서 거리응원을 벌인 붉은악마들이 해산 직전 쓰레기를 직접 모아 봉투에 담고있다.
연합뉴스
예전에 썼던 막대 풍선 대신, 빈 페트병 속을 모래로 채운 응원도구와 개인 물통도 챙겼다. 경기 직후엔 붉은악마 측에서 나눠준 붉은색 쓰레기 봉투에 휴지 등을 담아 주변을 정리하고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향했다.

2002년 ‘광장’, 2006년 ‘축제’라는 응원문화를 창출해 낸 붉은악마가 2010년엔 ‘그린’이라는 키워드를 내걸었다. 남아공 월드컵 이전 두번의 응원 키워드가 국내용이라면 이번 슬로건은 ‘국제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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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붉은악마 대외협력부장은 “질서정연하고 쾌적한 대한민국의 응원문화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지구촌 화두인 친환경 메시지를 담았다.”고 밝혔다. 2022년 월드컵 유치를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대중교통을 이용토록 했고, 일회용 응원물품 반입 지양, 개인물병 지참 등을 응원객에게 당부했다.

시민들도 달라진 응원문화에 동참하고 있다. 서울광장과 코엑스 등에서 열띤 응원을 한 시민들은 경기 뒤 붉은악마 측이 나눠준 붉은색 쓰레기봉투에 널려 있는 주변의 쓰레기를 담았다. 서울광장에 나온 김성혜(27·여·서울 합정동)씨는 “2002년과 2006년에도 거리응원을 나왔지만 붉은악마 등 응원단의 지휘 없이도 대다수의 시민들이 알아서 주변을 정돈하고 개인물품을 챙겨오는 것은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환경 선진국인 독일에서 한국의 교환학생으로 온 잉고 마터(25)도 “응원을 하면서 곳곳에 적혀 있는 ‘그린 이즈 빅토리(Green is victory)’라는 슬로건을 봤다. 한국 젊은이들이 스포츠 영역인 축구를 지구적인 문제로까지 확장했다는 데 무척 놀랐다.”면서 “붉은악마들의 ‘그린’ 정신이 세계로 퍼져, 환경 개선의 혁명을 이끄는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붉은악마와 손잡고 녹색응원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환경부 관계자는 “한국은 세계 에너지기구 기준 국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6억 2100만 이산화탄소톤(tCO₂·2007년 기준)으로 세계 상위권을 차지한다.”면서 “이번 월드컵을 통해 에너지 절약, 온실가스 감축을 모티브로 한 ‘그린 응원’ 문화가 자리잡길 바란다.”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2010-06-1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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