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는 고희진 삼성화재 감독. KOVO 제공
배구단 창단 이후 최다인 8연패의 수렁에서 탈출한 고희진 삼성화재 감독이 14일 한국전력과의 경기 직후 밝힌 소감이다. 삼성화재는 이날 한국전력을 상대로 세트 스코어 3-2(25-19 11-25 25-18 23-25 15-13)로 9경기 만에 승리의 맛을 봤다. 삼성화재의 외국인 선수 마테우스가 복근 부분 파열로 결장하고도 챙긴 승리여서 더욱 귀중하다. 반면 ‘봄 배구’를 노리는 5위 한국전력으로선 충격적 패배였다.
삼성화재는 팀이 8연패를 당하자 고 감독은 설날 연휴를 반납하고 선수들과 훈련에 열중했다. 고 감독은 “방법을 함께 찾아보려고 했다. 선수들 입에서 방법이 나왔다는 게 가장 기분 좋다. 오늘처럼 선수들 패기나 열정, 하려는 의지가 보인 것도 그렇다. 우리 팀 젊은 선수들에게 미래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 감독으로서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고 감독은 선수들과 토의를 통해 지금 팀에 가장 필요한 훈련 방법을 찾고자 했다. 자유롭게 의견이 오갔다. 단체 훈련 대신에 포지션별로 각자에게 필요한 훈련을 해보자는 의견이 나왔고, 감독은 이를 전폭적으로 수용했다.
14일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박상하에게 귓속말로 지시하는 고희진 삼성화재 감독. KOVO 제공
이날 12점을 올린 신장호는 “솔직히 그 말(고 감독의 이틀 휴식) 때문에 이겼다”며 “선수들 모두 그것 때문에 미친 듯이 5세트를 했다. 감독님 덕분에 이긴 것 같다”고 웃었다. 팀 최다인 20점을 터트린 김동영은 “초심을 찾고 비시즌처럼 즐기면서 훈련했는데, 그게 효과를 본 것 같다”고 말했다. 황경민도 16점을 만들었다. 웜업 존에 있던 삼성화재 선수들도 응원가를 부르며 동료들을 응원했다.
14일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득점후 포효하는 삼성화재 김동영. KOVO 제공
한편 여자부에서는 GS칼텍스는 KGC인삼공사와의 홈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25-22 30-28 25-21)으로 완승을 거뒀다. 승점 3을 추가한 2위 GS칼텍스는 총 45점(15승 9패)로 흥국생명(승점 50·17승 6패)과의 격차를 5점 차로 좁혔다. GS칼텍스 외국인 주포 러츠(23점), 이소영(22점), 강소휘(18점) 셋이 63점을 합작하면서 인삼공사를 완파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