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머 코치 “모든 것이 내 실수”

크라머 코치 “모든 것이 내 실수”

입력 2010-02-24 00:00
수정 2010-02-24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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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내 실수고 책임이다.내 인생 가장 나쁜 일이었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0m에서 실격당하며 금메달을 놓친 스벤 크라머(네덜란드)의 코치 게라드 켐케스가 모든 잘못은 자기에게 있다고 시인했다고 AP통신이 24일(한국시간) 보도했다.

 켐케스는 자신의 잘못된 코스 지시 때문에 금메달을 놓쳤다는 사실을 안타까워하며 “형편없는 큰 실수를 저질렀다”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경기장 25바퀴를 도는 10,000m 종목에서 선수들은 같은 거리를 뛰어야 하기 때문에 코스 안쪽과 바깥쪽을 번갈아 탄다.

 이때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하다가 잘못된 코스에 접어들지 않도록 코치들은 경기장 밖에서 선수들에게 코스를 지시한다.

 이날 경기에서 크라머는 8바퀴를 남겨 둔 상황에서 아웃코스로 들어가려다 켐케스의 지시를 받고 황급히 인코스로 바꿨다.

 켐케스가 인코스라고 지적하는 바람에 잘못된 진로를 택하게 된 것이다.

 인코스를 두 번 탔다는 이유로 크라머는 금메달을 딴 이승훈(21.한국체대)보다 4.05초 앞선 가장 빠른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실격당하고 말았다.

 켐케스는 8바퀴를 남겨 둔 시점에서 크라머에게 이승훈과 시간차를 알리려고 글을 쓰느라 정신이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크라머가 이미 아웃코스로 레인을 바꾼 것을 보지 못했던 켐케스는 크라머가 인코스로 옮겨 와야 한다고 잘못 판단하고 손짓을 했다.

 코스를 망설이던 켐케스는 크라머와 함께 레이스를 펼치던 이반 스코브레프(러시아)가 어느 코스를 타는지도 쳐다봤다.

 레인을 바꾸는 교차 구간 시작 부분에서 미리 코스를 바꿔 인코스로 치고 들어온 스코브레프를 본 켐케스는 잘못된 생각에 확신을 갖게 됐다.

 지난 5년 동안 켐케스 코치의 지도를 받으며 따라왔던 크라머는 코치의 말을 믿고 결국은 잘못된 길로 접어들고 말았다.

 켐케스는 스코브레프가 계속 크라머와 같은 인코스를 타고 있다는 사실에 화들짝 놀랐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켐케스는 “재앙이었다.내 세상이 무너지는 듯했다”고 말했지만 크라머는 결국 켐케스의 실수로 금메달을 놓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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