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동 키리기오스, 즈베레프와의 결승 앞두고 “제트스키 타러 갔죠 뭐”

악동 키리기오스, 즈베레프와의 결승 앞두고 “제트스키 타러 갔죠 뭐”

임병선 기자
입력 2019-03-04 17:30
수정 2019-03-04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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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동’ 닉 키리기오스(24·호주)가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멕시칸 오픈을 제패하기 몇 시간 전에 한 일이 새삼스럽게 눈길을 끈다.

키리기오스는 지난 2일(이하 현지시간) 알렉산데르 즈베레프(독일)를 2-0(6-3 6-4)으로 물리치며 투어 개인 통산 다섯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2016년 세계 랭킹 13위로 가장 높이 날았다가 이번 주 72위로 떨어져 최근 5년 동안 가장 낮은 나락을 경험한 그는 세계 3위 즈베레프와의 결승 대결을 앞두고도 아무 일 없다는 듯 제트스키를 타러 갔다고 털어놓아 주위를 놀라게 했다.

키리기오스는 “좀 더 단련된 방법, 더 나은 프로다운 방법, 옳은 일을 할 필요가 있었다”며 “코치도 없으니 아마도 그렇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즈베레프와의 경기를 몇 시간 앞둔 오후 5시 30분 제트스키를 타러 갔다. 물론 톱 10 선수들이 하는 일은 아니었다고 나도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카풀코 로이터 연합뉴스
아카풀코 로이터 연합뉴스
그런데 결승 상대 즈베레프는 그가 이번 대회에서 꺾은 세 번째 톱 10 랭커였다. 앞의 둘은 라파엘 나달(2위 스페인)과 존 이스너(9위 미국)였다. 둘에 앞서서는 세 차례 그랜드슬램 대회 챔피언을 지낸 스탄 바브링카(스위스)를 눌렀다. 은빛 배 모양의 트로피를 들고 검정색 솜브레로를 쓴 그는 “이번 대회에 언더독이란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많은 기대를 하지도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대단한 느낌을 받았다. 즈베레프는 믿기지 않는 선수이며 약점도 많지 않았다. 난 내 스타일대로 경기하고 싶었을 뿐이다. 이런 성적을 거둬 진짜 기쁘다”고 말했다.

지난주 내내 키리기오스는 자신을 싫어하는 관중들, 몸도 안 좋고 부상에다 통증까지, 또 나달을 꺾은 뒤에도 나달로부터 “존경심이 부족하다”는 불평을 들었던 터였다. 그는 “바라건대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다고만 생각하는 지점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본보기가 됐으면 한다”며 “내가 할 수 있으면 당신도 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번 대회 앞선 네 경기에서 9시간 이상을 버틴 키리기오스는 즈베레프를 맞아 가볍게 완승을 거뒀다. 즈베레프는 “(ATP) 500 시리즈 대회에서 네 선수를 물리친다면 우승할 자격이 충분하다. 분명 이번주의 챔피언”이라고 치켜세웠다. 투어는 이번 주 미국으로 건너가 인디언 웰스와 마이애미 오픈으로 매스터스 1000 시리즈를 시작한다.

한편 4일 발표된 ATP 랭킹에서 키리기오스는 33위로 무려 39계단 뛰어올랐다. 정현은 10계단 떨어진 63위에 랭크됐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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